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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 연내 엔비디아 공급 끝내 무산...내년 HBM4 공급 목표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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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 연내 엔비디아 공급 끝내 무산...내년 HBM4 공급 목표 이룰까?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4.12.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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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연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공급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반도체 사업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의 대중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규제와 국내 정치 불안상황까지 겹치면서  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는 HBM3 고객사 다변화와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의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이 관측되면서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 5세대 제품인 ‘HBM3E'이 엔비디아에 정식 납품을 위한 퀄 테스트(품질 검증) 통과가 지연돼 사실상 연내 공급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요 고객사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도 퀄 테스트 통과 여부는 들리지 않고 있다. 외신과 증권가 등은 내년 1분기 중 테스트 통과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엔비디아에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인 SK하이닉스가 HBM 성능 표준 기준을 높여놔 삼성전자가 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등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MR-MUF’ 후공정에서 D램을 수직으로 접착할 때 사용되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활용하는 HBM 공정인 열압착-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기술보다 열 방출과 생산성 면에서 효율적이란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에겐 올 연말이 사실상 ‘골든타임’이었다는 점에서 HBM 납품 지연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미국 상무부는 이달 초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도 적용됐는데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의 ▲기술 ▲소프트웨어(SW) ▲장비를 활용했다면 수출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중국 매출 비중이 20% 내외로 장기적으로 보면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 수출 규제로부터 영향을 덜 받으려면 AI칩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를 주 고객사로 둬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이번 HBM3E 퀄 테스트 통과가 1년 넘게 지연되며 다음 라인의 제품까지 납품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해 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권가는 HBM3E 납품 지연에 더해 국내 정치 불안, 원화 약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최근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4곳(IM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을 살펴보면 4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8~9조 원 사이다. 지난 3분기(9조1800억 원)와 시장 컨센선스(9조2800억 원)보다 하회한다. 삼성은 현재 엠비디아 외엔 HBM 대형 고객사 확보 소식은 없는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향 HBM4과 HBM3E 고객사 다변화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 실적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먼저 엔비디아는 내년 3분기에 최첨단 AI가속기(AI 모델의 연산을 빠르게 하는 반도체) ‘루빈’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5세대 HBM3E를 비롯해 6세대 HBM4까지 다량의 메모리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부터 HBM4의 핵심 요소인 ‘1c D램’용 양산 라인 투자에 속도를 내고 내년 하반기 중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1c D램은 6세대 10나노급 D램으로 주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자사 HBM3E과 HBM4에 채용 중인 ‘1b D램’보다도 한 공정 앞선 제품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메모리로 D램의 성능이 HBM의 성능을 결정짓는다. 만일 삼성전자가 HBM4에 1c D램을 성공적으로 적용 및 양산할 경우 차세대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브로드컴 등도 자체 AI칩 개발에 돌입했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 생산능력을 충족시키기에도 빠듯하단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잡지 못해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쟁사가 HBM3E 12단 생산을 시작하고, 8단에 대한 빅테크들의 수요가 늘어나며 8단 수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북미 고객의 입장에서는 HBM3E 8단에 대한 벤더(공급사)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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