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입찰을 빌미로 공사비 인상과 책임준공확약 완화 등 삼성물산의 요구 조건이 입찰 공고에 반영됐음에도 막판에 발을 빼자 조합 측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4일 마감한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 GS건설(대표 허윤홍)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이번 수주전 참여가 유력했던 삼성물산은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이 사업장은 삼성물산이 입찰 조건으로 내세웠던 요구 사안을 조합이 수용해 업계에서는 GS건설과의 2파전 구도를 예상한 바 있다.

이후 삼성물산은 단지 내에 현수막을 내걸고 자사 브랜드인 ‘래미안’ 옥외 광고를 게재했으며, 지난 1월 3일 개최된 현장 설명회에도 참석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프로젝트 제반 여건이나 전반적인 상황 때문에 불참하게 됐다”며 “사업소에서는 계속 조합원들이랑 소통하고 있다. 최근에 잠실우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건 맞지만 최종적으로 빠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 시공사는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할 수 있다. 다만 잠실우성의 경우 2차 입찰에서 계약 조건을 변경해 공사비를 올렸기 때문에 같은 조건으로 한 차례 더 입찰을 진행해 유찰돼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앞서 작년 9월 진행한 첫 번째 입찰에도 GS건설만 참여한 바 있다. 3차 입찰에서도 유찰이 반복될 경우 GS건설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한편,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은 송파구 잠실동 12만354㎡ 부지에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존 1981년 준공된 1942가구 단지를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 2680가구로 재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6934억 원이다.
해당 부지는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맞은편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2026년부터 스포츠·MICE 복합단지로 개발이 예정돼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