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을 비롯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SAF 사용 의무화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SAF는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드는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SAF의 가격은 복잡한 공정과 제한적인 공급 때문에 일반 항공유에 비해 최소 3배가량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탄소저감이 전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면서 SAF 의무화가 진행되는 추세다. 특히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럽을 기점으로 수요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더불어 2030년까지 6%로 확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35년 20%, 2050년 70% 등 단계적으로 비율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정유업계도 SAF 생산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에너지를 통해 지난해 9월 코프로세싱 방식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상업생산에 착수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의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와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제품까지 생산하는 것이다. 전용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할 수 있어 정유사들이 SAF 생산 초기에 이 방법을 주로 채택하고 있다.
생산 설비를 갖춘 이후 SK에너지는 월 최대 1만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10만톤 가량 생산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SK울산 콤플렉스(CLX) 내 SAF 생산 설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전 세계적으로 SAF바람이 불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규제가 적용된 건 유럽뿐”이라며 “아직 아시아나‧미국에서는 규제가 가시화된 건 없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로 볼 때 SAF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SAF 시장 역시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대표 송명준)는 오는 2027년까지 30만톤 규모의 SAF 전용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구체적인 시기를 확정짓는 않았지만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 중이다.
현재 GS칼텍스(대표 허세)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를 혼합하는 블렌딩 방식으로 CORSIA SAF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 CORSIA SAF 약 5000㎘를 일본 메이저 상사 이토추를 통해 일본 나리타 공항에 공급한 바 있다.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은 지난해 8월 인천공항-도쿄 하네다공항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상용운항 정기노선 여객기에 국내 생산 SAF를 공급한 것은 에쓰오일이 처음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