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전체적으로는 신용거래융자금이 줄어들면서 신용융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도 소폭 감소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금은 13조62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빚투'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용거래융자이자도 0.3% 감소한 1조5310억 원에 그쳤다.
신용거래융자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이다. 지난해 2조54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하며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신용거래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0.9% 감소한 2344억 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이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2023년 2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대출 기간 별 최대 2.1%포인트 인하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은 신용거래융자규모는 감소했지만 이자 수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신용거래융자금은 2조52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 줄었지만 신용거래융자 이자는 2532억 원으로 1.5% 소폭 증가했다. 대신증권도 신용거래융자금은 3569억 원으로 9.6% 감소한 반면 신용거래융자 이자는 374억 원으로 13.7% 늘었다.
해당 증권사들은 대출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자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장기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금리를 한 차례 인하했다가 8월 금리를 올렸다. 하반기에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은 줄었고, 이자 수익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신용거래융자 ‘7일 구간’ 금리를 0%로 책정하는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다. 장기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면서 이자 수익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율이 높다. 7일이하 구간에서는 대부분 5%대 금리를 유지하지만 3개월을 넘기면 9%가 넘는 이자율을 감당해야한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경쟁사 대비 크게 높지는 않다. 7일 이하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5.9% 이자율을 적용 중이고 대신증권은 0%다. 기간을 넓혀 30일 기준으로도 미래에셋증권은 8.2%, 대신증권은 8.25%로 8~9% 내외인 타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91일 이후 구간에서는 삼성증권(대표 박종문)과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이 각각 9.6%로 가장 높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은 “만일 이자율이 낮으면 빚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증권사들이 높은 이자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