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혁신금융서비스 첫 시행 당시 신기능을 출시하느라 지정건수가 많았으나 현재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실험해 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건수는 7건으로 전년 대비 14건 감소했다. 카드사 별로는 KB국민카드가 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는 각 1건씩이다. 우리카드와 비씨카드는 없었다. 다만 혁신금융서비스 신청건수는 별도 공시되지 않는다.

그중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는 내부 임직원 대상의 전자금융·보안 서비스 관련이었으며 서비스 대상이 소비자인 곳은 하나카드, 삼성카드 2곳뿐이다.
삼성카드는 예금상품 연계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이 서비스는 KB국민은행과 협업해 KB국민은행 예금상품을 소개·안내하고 삼성카드 앱인 모니모를 통해 선불충전금을 국민은행 제휴계좌에 환급해 관리하며 실시간으로 연동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시 결제 편의를 돕는 외화 선불전자지급 수단의 선물하기 서비스 및 한도 증액 서비스다. 외화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외화 하나머니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외화 하나머니를 양도하거나 보유한도를 일시 상향해 해외 결제 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건이 2건으로 가장 많았던 KB국민카드는 전자금융·보안 내용이 잇달아 선정됐다. 지난해 5월엔 내부 임직원을 위해 외부망과 분리·차단된 내부 업무용 시스템에서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M365) 이용에 대해 신청했다. 뒤이어 지난 11월엔 대고객 및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MS사가 제공하는 생성형AI를 활용한 대화형 금융상담 서비스를 신청하며 AI 활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카드사들은 지난 수년간 다양한 혁신 서비스에 도전하는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신청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다 보니 지난해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건이 줄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는 제도권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외적인 허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들을 시험해 보기 위함"이라며 "결과적으로 지정되지 않아도 많이 신청해 보고 도전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가 처음 나왔을 땐 기업들이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아 지정건수가 많았으나 현재는 각 사가 선택과 집중에 임하고 있다"며 "신청 후에도 테스트 과정에서 수익성이나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정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서비스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