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생활가전(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1962년생으로 삼성 TV가 세계 1등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든 주역이다. 그는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했다. 이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30년 동안 삼성전자가 출시한 TV 혁신 제품들 대부분 한 부회장의 손을 거쳐서 탄생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 2006년 개발에 성공한 LCD TV다.
이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TV 시장 1인자로 거듭났으며,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의 삼성이 존재하기까지 한 부회장이 공이 혁혁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때부터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을 통합한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및 DA사업부장을 맡았다.
TV‧생활가전‧무선사업‧네트워크 등 반도체를 제외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는 DX부문 산하에 신설될 품질혁신위원회 수장 역할도 겸임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큰 중심축 중이었던 한 부회장의 부고로 인해 핵심 경영진에 공백이 생겼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존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2인 체제에서 '전영현 부회장' 단독체제로 변경됐다는 대표이사 변경 공지를 냈다.
전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대표이사로 내정돼 2인 대표 체제를 확립한 지 4개월 만에 일이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 체제를 구성하면서 부문별 사업책임제 및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기반 마련을 한다는 계획이었다.
당분간 삼성전자에서 경영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부회장의 공백으로 그동안 맡았던 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모두 공석이 됐다.
또한 한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미래 과제인 인수‧합병(M&A)를 직접 챙겨왔다.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도 한 부회장은 “그간 미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M&A를 추진해왔지만, 대형 거래에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보다 유의미한 M&A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삼성전자의 인수합병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 후임자를 논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 전까지 전 부회장 1인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