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에만 3조5000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따낸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서도 파죽지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맞붙은 한남4구역에서 패배한뒤 압구정2구역에서는 배수진의 자세로 임하는 절박한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도시정비수주 1위를 지켰던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수주액이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해 대형 수주가 절실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재건축 영업팀’을 신설해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압구정2구역을 위한 TF는 이미 2023년 일찌감치 구성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시정비사업 왕좌를 지켜온 현대건설이지만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던 한남4구역을 삼성물산에 내줬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주택통’으로 불리는 이한우 대표 취임 후 첫 수주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던 만큼 리벤지 매치를 성공시켜야만 한다. 앞으로 이어질 압구정3구역 수주를 위해서도 이번 수주전이 중요하다.
더욱이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에게 상징적인 사업지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이 창사 이후 처음 지은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이번 도시정비사업에 자존심을 걸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현대’ 등 상표 출원도 이미 마쳤다. 준공된 지 40년이 넘은 기존 아파트 단지명을 상표로 출원하면서 주민들의 표심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다.
현대건설 측은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로 해당 생활권역에 최초‧최대‧유일 상품 아이템을 적용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해 조직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비사업영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에 집결시켜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올들어 도시정비 수주액 3조5000억 원을 기록한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까지 따내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한남4구역, 신반포4차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화려하게 도시정비사업 복귀를 알렸다.
특히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에 집중하기 위해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송파구 잠실우성1‧2‧3차(1조6900억 원)와 개포주공6‧7단지(1조5319억 원) 수주에 입찰조차 하지 않았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정비사업영업팀 주요 인력을 압구정2구역에 집중시켰다.
한편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0‧12차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기존 27개 동, 1924세대를 최고 60층, 2571세대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서울 강남권 핵심지역인 데다 총공사비가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압구정2구역은 올해 6월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압구정3구역 공고도 나올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