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패션기업의 평균 재고자산은 4197억 원으로 전년 4179억 원 대비 0.4%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29.3%에서 27.3%로 2%포인트 하락했다.

패션업계에서 재고자산은 기업의 재무와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산업 특성상 재고가 과도하게 쌓이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상품 가치가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업 확장이나 신규 브랜드 론칭 등으로 인해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의 재고 관리 방식은 향후 경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해 주요 패션 기업 6곳 중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코오롱FnC가 40%로 가장 높았다. 전년 47.4% 대비 7.4%포인트 줄어 6개 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다. 재고자산 금액도 3945억 원에서 3718억 원으로 5.8% 감소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FnC 관계자는 "효율적 재고 분석 관리를 통해 판매율이 전년보다 상승하면서 재고자산도 줄었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으로 전년 38.4% 대비 2.3%포인트 하락했다. 재고자산 금액 자체는 4353억 원에서 4881억 원으로 12.1% 증가했지만 총자산이 20% 가까이 늘면서 재고자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이어 한섬(35.8%, 대표 김민덕), 신세계인터내셔날(24.2%, 대표 윌리엄김), F&F(14.2%, 대표 김창수) 순으로 집계됐으며 LF가 13.3%로 가장 낮았다.
한섬의 재고자산 비율은 2023년 35.4%에서 지난해 35.8%로 0.4%포인트 상승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1.3%에서 24.2%로 올라 업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코스메틱 브랜드 '어뮤즈' 인수와 신규 수입 패션 및 코스메틱 브랜드 증가로 재고 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지난해 패션 사업부문에서는 더로우·피비파일로 등 4개 브랜드를, 뷰티 부문에서는 로에베·어뮤즈 등 5개 브랜드를 새롭게 전개함에 따라 재고자산도 일시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F&F의 경우 17%에서 14.2%로 줄어 2년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LF는 2023년 16.1%에서 지난해 13.3%로 재고자산 비율을 2.8%포인트 축소해 코오롱Fn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단순 재고자산 금액 기준으로는 4442억 원에서 3870억 원으로 12.9%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LF 측은 각 브랜드의 정밀한 수요 예측 시스템과 출시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물량을 추가 생산하는 방식인 '반응 생산' 시스템을 적극 도입한 점이 재고자산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LF 관계자는 "각 브랜드별로 정밀한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있으며 반응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브랜드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며 "특히 온라인 판매 브랜드는 사전 예약을 통해서 생산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