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 해 동안 구매 실적이 2026년 VIP 등급 산정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올해 쇼핑 금액이 곧 내년 혜택으로 연결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에메랄드’ 등급 기준을 기존 1억 원에서 1억2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에비뉴엘 에메랄드와 퍼플(5000만 원 이상) 사이에 ‘신규 등급’(8000만 원 이상)을 신설했다.
일부 점포에서의 등급 진입 기준도 높아졌다. 기존에는 ‘에비뉴엘 오렌지’ 등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 인천점에서의 구매 기준이 2500만 원이었으나 3000만 원으로 상향됐다. 퍼플, 그린 등 나머지 등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번 개편으로 등급 진입 기준이 상향되면서 VIP 혜택을 받기 위한 문턱이 높아졌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고객층을 위한 VIP 제도 연령 기준을 20세 이상 39세 이하에서 20세 이상 45세 이하로 완화했다. 젊은 고객 겨냥 전용 등급인 ‘클럽YP(Young VIP)’의 연령 기준을 기존 39세 이하(1986년생)에서 45세 이하(1980년생)로 확대한 것.
클럽YP는 연간 3000만 원 이상 구매 실적과 연령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선정된다. 상위 등급인 자스민 블랙(1억5000만 원 이상), 자스민 블루(1억 원 이상) 등은 기존의 기준을 유지한다. 실적이 분기 단위로 선정되는 ‘그린’ 등급도 그대로 유지돼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의 고객도 비교적 접근이 용이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특정 세대나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옴니보어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젊고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VIP 멤버십인 클럽YP의 가입 연령 기준을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등급 체계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일부 명칭만 변경했다. 연간 1000만 원 이상 구매 시 부여되던 ‘블랙’ 등급을 2026년부터는 ‘에메랄드’로 변경한다. 나머지 ‘트리니티’(상위 999명), ‘블랙 다이아몬드’(1억2000만 원 이상), ‘다이아몬드’(7000만 원 이상) 등 기존 등급 구조와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롯데백화점처럼 VIP 선정 기준 금액을 올리게 되면 구매력이 높은 상위 VIP 등급 소비자들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거나 오히려 VIP 범위가 좁아지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구매 실적이 낮은 고객 입장에서는 소외되거나 낙오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미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상위 고객을 중심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기준을 상향 조정한 것도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