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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새얼굴/빗썸] 가상자산시장 활황으로 대기업 집단 합류...지분구조 개선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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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새얼굴/빗썸] 가상자산시장 활황으로 대기업 집단 합류...지분구조 개선은 과제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5.05.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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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대기업집단에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LIG, 대광, 사조,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등 신흥 기업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되며 재계 지형에 변화가 생겼다. 대외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방산·가상자산·해운업이 빛을 봤다. 올해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총 92개로, 지난해보다 4개 늘었다. 공정위 규제 아래 들어간 이들 기업은 지배구조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더욱 요구된다. 주요 신규 지정 기업들의 성장 배경과 경영 현안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4년 '엑스코인'으로 출발해 이듬해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을 본격 시작한 빗썸은 지난 8일 기준 점유율 36.7%를 기록 중인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다.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이고 빗썸의 계열사는 △빗썸인베스트먼트 △빗썸나눔 △빗썸파트너스 △루프이칠사사 △반장프렌즈 등 20곳이다. 

지난해 말 빗썸의 공정자산 규모는 5조207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재계 90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빗썸의 자산총계는 별도 기준 3조7827억 원,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1조700억 원)와 자회사 자산까지 더해 5조 원을 넘겼다.

 


빗썸이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호황에 따른 빗썸 고객 예치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빗썸 고객 예치금은 전년 동기 대비 163.3% 증가한 2조2630억 원에 달했다. 예치금을 제외하고 공정자산을 산정하는 금융회사와 달리 빗썸과 같은 가상자산거래소는 법적으로 금융회사로 인정받지 못해 고객 예치금이 그대로 자산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빗썸의 대기업집단 신규지정이 고객 예치금 급증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올해 가상자산 거래량이 감소할 경우 내년에는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가상자산 거래량에 따라 예치금 변동폭이 큰 가상자산 거래소 특징 때문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경우 고객 예탁자산이 급증하면서 지난 2022년 자산 10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됐지만 이듬해 예치금 감소로 제외된 바 있다. 두나무는 2025년 기준에서는 다시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재지정됐다. 

◆ 점유율 30%까지 복귀한 빗썸, 올해 IPO로 재도약 꾀해

빗썸은 2015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꾸고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을 시작하며 이듬해까지 시장 점유율 70% 이상 기록하며 1위 가상자산거래소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경쟁사 업비트가 모바일에 최적화된 앱 구동과 거래 체결 속도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서비스 개시 두 달 만에 회원 1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오르며 빗썸은 한 때 점유율 10% 미만까지 하락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가상자산시장 활황과 더불어 파격적인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과 캐시백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며 점유율 반등에 나섰고 작년 하반기 점유율 30%선에 복귀했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농협은행에서 개인고객수 1위인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점유율 추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1곳으로만 제한하고 있어 어느 은행과 제휴를 맺는지 여부가 고객 수 증감에 영향을 미친다.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바꾼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빗썸 앱 신규 설치건수는 21만344건으로 업비트(19만4451건)보다 약 1만5000여건 더 많았고 월간활성이용자(MAU)수도 3월 기준 전년도 말 대비 3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지난 8일 기준 가상자산시장 점유율은 36.7%까지 올랐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빗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618억 원으로 6483억 원을 기록한 2021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1196억 원으로 마찬가지로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훈풍에 올해는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거래소 사업과 신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재수정 요청이 내려졌지만 계획대로 소명 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운영 등 핵심사업은 존속법인에 남겨두고 신설법인 빗썸에이는 신규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다. 신설법인을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신사업 및 스타트업 투자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그간 메타버스, 라이브커머스 등에 나선 계열사 상당수가 적자 누적으로 사실상 휴업 상태에 놓여 있는데 신설법인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빗썸 관계자는 “IPO와 가상자산취급업자 라이센스(바스프) 갱신이 중요한데 올해 안정적으로 갱신하고 IPO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이정훈 총수 지정 오히려 긍정적인 빗썸.. 불분명한 지분구조 개선은 과제

빗썸은 이번 대기업 집단 지정 및 총수 지정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빗썸은 지배구조 및 오너 관련 각종 소송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공정위에서 총수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을 지정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전 의장 개인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공동경영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사기 혐의로 형사 기소되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리스크가 사라졌다. 

빗썸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총수를 지정해준 것은 빗썸으로서도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지배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많은 얘기가 나왔는데 실소유주(이정훈)를 인정받으면서 투명한 경영을 하는데 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빗썸 지배구조도 추정본
▲ 빗썸 지배구조도 추정본

그러나 불분명한 지분구조 개선은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작년 말 기준 빗썸의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다. 빗썸홀딩스는 ▲비덴트(34.22%) ▲디에이에이(29.98%) ▲BTHMB홀딩스(10.70%) 등으로 주주구성이 나뉘어져 있다. 기타 지분 25.10%는 정확한 소유주를 알 수 없다.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비덴트는 지분 34.25%를 보유한 인바이오젠으로, 인바이오젠의 최대주주는 버킷스튜디오(지분율 78.89%), 버킷스튜디오의 최대주주는 17.59%를 보유한 이니셜1호 투자조합으로 복잡한 구조다. 

빗썸홀딩스의 2대주주와 3대주주인 디에이에이와 BTHMB 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별도로 공시되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 다만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디에이에이와 BTHMB 홀딩스 그리고 기타 주주의 상당수가 총수인 이 전 의장 측 우호 지분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빗썸의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소유주가 분산되어있고 주요 주주 구성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향후 빗썸 IPO 추진 과정에서 불분명한 지배구조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 전 의장 중심의 지분구조 변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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