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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대형가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품질’ 민원 집중…LG전자 민원처리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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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대형가전] 냉장고·세탁기·에어컨 ‘품질’ 민원 집중…LG전자 민원처리 돋보여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5.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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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회째를 맞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의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은 총 민원 건수와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율, 민원처리율 등 3개 항목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다. 홈어플라이언스, 통신, 자동차, 유통 등 총 10개 부문 43개 업종 27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해 업종별·기업별 민원 현황과 주요 민원 동향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둘러싼 소비자 민원은 품질과 AS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항목의 민원 점유율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일상생활에서 밀접하게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품질 이상이나 서비스 지연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나 불편이 커 불만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4년 한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삼성전자·LG전자·오텍캐리어·위니아 등 가전업체 4개사 관련 민원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민원 점유율이 40.6%로 가장 높았다. LG전자는 31.5%로 뒤를 이었다.

다만 양사의 실적 규모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므로 이를 고려하면 민원 관리는 우수한 편으로 분석된다.

이중 LG전자는 생활가전 매출이 33조 원으로 삼성전자(30조 원)보다 많음에도 민원 점유율은 31.5%로 삼성전자보다 9.1%포인트 낮았다. LG전자는 실적과 민원 점유율, 처리율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93.8점으로 조사 대상 중 민원 관리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보여 '2025 소비자민원평가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총 91.4점을 획득해 규모를 고려하면 민원 관리가 우수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오텍캐리어와 위니아는 규모에 비해 민원점유율이 각각 9.4%, 18.4%로 높아 개선이 필요했다.
 


지난해 소비자들이 대형가전 업종에서 가장 많이 제기한 민원은 품질로 38.1%에 달했다. 이어 ▶AS(27.6%) ▶환불·교환(18.4%) ▶서비스(9.4%) ▶설치불가(5.8%) ▶과대광고(0.7%) 순이었다. 

대형가전 품질 민원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다. 

냉장고는 온도 센서 고장으로 냉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식품이 상하는 문제가 빈번했고, 내부 강화유리 선반이 파손되는 민원도 꾸준히 제기됐다. TV는 패널 불량으로 화면이 꺼지거나 먹통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설치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제품부터 2~3년 이상 사용한 제품까지 내용연수와 관계없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됐다. 세탁기는 물이 새거나 세탁 후 먼지가 옷에 달라붙는 등 민원 내용이 눈에 띄었다.

가전제품 전반에 걸쳐 소음 민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냉장고 등 대형 가전에서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소음이 발생했지만, 제조사는 자체 측정 결과 ‘정상 범위’라는 설명만 내놓아 실질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AS 관련해서는 부품 부족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졌다. 대형 가전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지만, 일부 제품은 구매한 지 3, 4년이 채 되지 않아 부품이 없어 수리를 받지 못하고 폐기해야 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구형 제품의 경우 고장이 잦은 데다 부품 단종으로 인해 수리가 불가능한데 감가보상도 적어 민원으로 발생했다.

출장비·부품비·공임비 등 요율이 적정한지에 대한 항의도 이어졌다.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기사 방문만으로 출장비를 청구해 부당하다는 불만이 제기됐고, 공임비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드물지만 현장에서 AS 비용을 현금으로만 요구하는 황당한 사례도 있었다.

가전제품 가운데 특히 에어컨은 AS 지연 문제가 심각했다. 가전업체들이 6~8월 성수기 동안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인력을 보강하지만,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은 수리를 받기까지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이 기간에는 에어컨 수요가 몰리면서 다른 가전제품의 AS 일정까지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장소가 위험한 곳에 있다는 이유로 중대재해법에 따라 설치를 거부해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잦았다. 더불어 에어컨 배관을 잘못 설치해 해마다 냉매가 누설되는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이사하며 가전제품을 이전 설치할 경우 과도한 비용이 들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TV·에어컨 등 대형 가전은 철거·운송·설치를 모두 포함하면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많아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설치 과정에서 싱크대 수도 배관과 연결이 미숙하게 이뤄져 누수가 발생한 사례도 자주 보고됐다.

환불·교환에 대한 민원도 전체의 20%에 육박했다. 제품 하자나 반복된 고장에도 불구하고 교환이나 환불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많았다. 특히 초기 불량으로 수차례 AS를 받았음에도 사용했기 때문에 환불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교환이 결정된 경우에도 절차가 지연되거나 재배송 일정이 늦어지는 등 처리 과정에서의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비스 민원도 전체의 10%에 달했다. 주로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엔지니어에 대한 불만으로,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출장비를 청구하거나 수리를 받았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문의하자 “초보는 설명해도 모른다”는 식의 응대를 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약속한 포인트 적립이 지연되는 경우도 불만 요인으로 지적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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