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슬래그, 더스트, 슬러지 등 여러 부산물이 발생한다. 쇳물을 생산하는 과정 중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고 남은 물질인 슬래그는 제철소 부산물 발생량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철강슬래그는 천연자갈과 모래를 대체할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을 지니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아스팔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1등급 천연골재 수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대형차량 증가, 기후변화로 인한 도로 파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아스팔트 도로포장이 유망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철강슬래그는 입자 모양이 각지고 균일해 서로 맞물리는 효과가 뛰어나며, 이를 도로포장에 적용하면 일반 아스팔트 대비 내구성이 2.2배 높아 수명이 최대 64개월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아스콘 제조업체와 협업해 철강슬래그를 아스콘 골재로 활용하고, 지난해 국도 3호선 5개 구간 도로포장에 이를 시범 적용했다. 올해 2월에는 광양제철소 내부 도로포장에도 철강슬래그를 활용했으며, 도로교통연구원,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현대제철과 고속도로 아스팔트 포장에 철강슬래그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를 바탕으로 신규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보수에도 철강슬래그 활용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지난 4월 16일 포스코는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바다숲 조성 효과 증진과 블루카본 확대를 위한 2차 실무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체결된 ‘블루카본과 수산자원 증진을 위한 바다숲 조성’ 업무협약의 후속 행보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포항 구평1리, 모포리 해역에 트리톤 인공어초를 설치하고 축구장 320개에 해당하는 2.29㎢ 면적의 바다숲을 조성한 바 있다.
트리톤은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포스코 고유의 인공어초 브랜드로, 철·칼슘 등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해 해조류 성장과 광합성을 촉진한다. 블루카본은 연안 생태계가 저장한 탄소를 말하며 현재 잘피, 염습지, 맹그로브 등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향후 해조류 또한 신규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날 협의회에서 각 기관은 바다숲 효과조사 기준 수립, 사후관리, 수산자원 조성 및 블루카본 증진을 위한 기술 개발과 확산 방안을 논의했고, 포스코는 RIST가 개발한 철강슬래그 바다비료를 제공해 해조류 성장을 돕기로 했다.
박영호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 위원장은 “이번 민관 협업을 바탕으로 바다숲 조성사업 모델을 활성화하고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2027년까지 바다숲 조성사업을 이어가며 바다사막화 해소와 연안생태계 복원 효과를 추적 조사하고, 해조류의 블루카본 국제 인증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핵심은 기술 우위”라고 강조하면서 “철강 생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의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해 천연자원 절약과 부가가치 창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