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제약사 중 종근당(대표 김영주)의 상반기 의약품 품목허가 건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 보령(대표 김정균), 동국제약(대표 송준호)이 10건 이상을 기록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대 제약사 올해 상반기 품목허가 건수는 8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건 늘었다.
전문의약품 허가는 55건으로 6건, 일반의약품은 29건으로 7건 늘었다. 국내 전체 품목허가 건수가 563건으로 47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종근당은 허가 건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10건 늘면서 증가폭도 가장 컸다.

종근당의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는 12건이다. 이 중 엠시폴민서방정 3종, 엠파맥스에스정 2종 등 당뇨 복합제 5종이 기존 시장에 없던 성분 조합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엠시폴민은 머크(MSD)의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와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듀오(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 성분을 조합했다. 종근당은 두 품목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원외처방액 기준 자누비아 231억 원, 자디앙듀오는 418억 원을 기록했다.
엠파맥스는 자누비아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성분을 조합했다. 지난해 자디앙 원외처방액은 663억 원이다.
종근당은 올해 11월 중 두 제품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당뇨 환자 대상 새로운 치료요법을 제공해 복약편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품목허가 13건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중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가 11건으로 국산 34호 신약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20mg 제품 허가가 주목 받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P-CAB 계열 치료제들이 갖고 있지 않은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갖고 있다. 대웅제약은 해당 제품의 연내 출시를 목표로 기존 10mg, 40mg 제품과 함께 펙수클루를 국내 매출 1500억 원 품목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외 희귀의약품인 간질성폐질환 환자 폐기능 감소 지연 및 치료제 오페브(성분명 닌테다딥에실산염)의 제네릭 오페비아 2종,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의 제네릭 젤토파의 허가를 받았다.
특히 대웅제약은 올해부터 셀트리온(대표 기우성·김형기·서진석)의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를 공동 판매하는 등 골관절염 치료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보령과 동국제약이 10건을 허가받아 뒤를 이었다. 보령은 10건의 품목 모두가 전문의약품인 반면, 동국제약은 전문의약품 4건과 일반의약품 6건으로 구성됐다.
보령이 허가 받은 품목 중 트루엠파엠서방정 2종, 트루다파정 저용량(5mg), 트루디에스엠서방정 2종 등 절반이 당뇨병 치료제다. 트루엠파엠은 자디앙듀오 성분과 같은 복합제다. 트루다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클로진) 제네릭 품목이다. 트루디에스엠 당뇨 치료제 성분인 다파글리플로진,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3제 복합제다.
보령은 2016년 일라이 릴리와 트루리시티 공동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당뇨 치료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2022년 당뇨 사업부에서 연 매출 500억 원을 돌파해 2023년 545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5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새로운 성분 조합의 복합제를 지속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올해 보령의 당뇨 사업부에서 추진 중인 전략이다.
동국제약이 허가 받은 품목은 골관절염 치료제 엑소락센, 손발톱 진균증 치료제 에피코졸외용액 등 전문의약품과 여드름 치료제 센스힐겔, 비타민 B군 피로회복제 센스온스피드더블액션액 등 일반의약품으로 비교적 다양한 종류의 품목을 허가 받았다.
이 중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유레스코는 탈모 치료 성분으로도 쓰이는 두타스테리드와 발기부전 치료 성분으로도 쓰이는 타다라필의 세계 최초 조합으로 주목을 받았다. 동국제약은 연내 해당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HK이노엔은 올 상반기 새로 허가를 받은 품목이 없다. 다만 올 2월 한국로슈와 표적 항암제 아바스틴 공동 판매계약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웠다. 지난 1분기 아바스틴이 포함된 기타 제품군 매출 합계는 5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2% 증가했다.
뒤이어 한미약품이 품목허가 건수 5건으로 적은 편에 속했다. 다만 허가 받은 고혈압 3제 복합제 아모프렐은 연 매출 2000억 원에 달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을 이을 전략 품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모프렐은 성분인 암로디핀, 로사르탄, 클로르탈리돈을 기존 제품 상용량 대비 1/3로 줄여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박재현 대표는 “아모프렐은 고혈압 치료의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