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한화오션(대표 권혁웅)도 상반기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조선 빅3는 상반기 수주액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 대형 개발 사업에서 수주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의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16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 105억 달러 규모의 선박 76척을 수주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은 121억 달러 대비 13.2%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목표치로 삼고 있는 180억5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상반기 58.2%를 달성했다. 컨테이너선이 44척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15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원유운반선(VLCC)이 7척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수주액은 2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9% 감소했다. 올해 목표치 98억 달러의 26.5%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한화오션은 상반기 탱커선 9척 등 총 18척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30억7000만 달러다. 전년 대비 42.4% 감소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있다.
조선 빅3의 상반기 수주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해 들어 글로벌 선박 발주가 줄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도 HD한국조선해양은 11%포인트, 삼성중공업은 24%포인트 떨어졌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글로벌 누적 선박 발주량은 1592만 CGT(515척)로 전년 동기 2918만 CGT(1242척) 대비 45.4% 감소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필리핀 및 사우디아라비아 해군의 초계함 2차 사업과 호위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필리핀 등지에 군수지원함과 호위함 등 총 18척의 함정을 인도한 경험을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모잠비크 ‘코랄 FLNG 2호기’ 프로젝트(약 25억 달러 규모)와 미국 델핀 프로젝트(약 20억 달러)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할 예정인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FPSO는 원유·가스의 생산부터 정제, 저장, 하역까지 가능한 복합 해양설비로, 한화오션은 지난해 다이나맥홀딩스 인수를 통해 해양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지난 1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호주 오스탈 인수도 추진하며 군함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저가 수주보다 고사양·고수익 선박 위주의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역시 하반기에도 선별 수주를 통해 연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