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의 상반기 평균 매출은 69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7억 원으로 11.4%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7.6%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의약품 사업부 전반에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났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5631억 원으로 2.5%, 일반의약품 매출은 1117억 원으로 12.5% 증가했다.
해외사업 부문은 2022억 원으로 18% 증가했다. 원료의약품 사업 자회사 유한화학(대표 이영래)의 매출이 1429억 원으로 20.5% 증가한 영향이다.
라이선스 수익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일본 허가 마일스톤에 힘입어 296억 원으로 7.2% 늘었다. 지난 3월 영국, 캐나다와 이달 중국에서 허가로 마일스톤 수익은 하반기에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매출 8840억, 종근당(대표 김영주)이 835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회사는 지난해보다 매출 순위를 두 단계씩 높였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사업부 매출이 2792억 원으로 55.1% 증가한 점이 영향을 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6%로 8.8%포인트 상승했다.
종근당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매출이 821억 원으로 24.4% 증가했고, 지난해부터 판매 시작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간장용제 고덱스로 각각 300억 원대 매출을 더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61억 원으로 45.9% 줄었다. 성장 품목 대부분이 판권을 확보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수수료 등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광동제약(대표 최성원)은 매출 8029억 원으로 2.7% 줄면서 순위가 두 단계 하락한 4위다. 대웅제약(대표 이창재·박성수)은 7619억 원으로 9.4% 증가하면서 한 단계 상승해 5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점유율 확대에 성공하면서 대표 품목인 나보타(미국명 주보) 매출이 1154억 원으로 28%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양사 대표 신약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진행 중인 HK이노엔(대표 곽달원)과 보령(대표 김정균)은 매출 순위가 뒤바꼈다. HK이노엔은 매출 5104억 원으로 18.2% 증가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비롯해 수액,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바젯, 조혈촉진제 에포카인 등 대표 품목이 모두 성장했다.
보령은 매출 4921억 원으로 0.6% 증가에 그쳤다. 케이캡 효과에 힘입어 SC(Specilaty Care) 사업부 매출은 1664억 원으로 20.1% 증가했다. 다만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 패밀리 매출은 766억 원으로 2% 줄었고 항암 제품군도 1092억 원으로 4.9% 감소하는 등 주요 사업부에서 부침을 겪었다. 보령은 비주력 의약품 판매를 CSO(영업대행사)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은 1195억 원으로 제약사 중 가장 많았다. 2년 연속으로 10대 제약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영업이익률도 15.9%로 가장 높다. 평균 영업이익률인 7.6%의 2배를 상회한다.
높은 수익성은 전문의약품 매출의 93.2%가 자사 제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연평균 원외처방액 증가율 20%로 국내 1위 품목인 복합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올 상반기에도 매출 752억 원으로 2.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한미약품 영업이익은 11.4% 감소했다. 매출도 7522억 원으로 3.8% 줄었다. 중국 현지 법인 북경한미약품 매출이 1831억 원으로 19.2% 줄었고 순이익은 254억 원으로 55.5% 급감한 영향이다.
북경한미 부진 원인으로 지난해 초 마이코플라즈마 유행에 따른 감기약 품목 재고 비용과 판매량의 기저효과, 올 상반기 중국 정부에서 의약품 대량 구매를 통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집중구매제도 시행이 꼽힌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재고 소진을 통해 북경한미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 966억 원으로 34.2%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고수익 품목으로 분류되는 나보타 성장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의약품 사업에서 매출 증가율이 10.9%인 데 비해 영업이익은 35.5%로 수익성이 확대됐다.
유한양행은 영업이익 렉라자 마일스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63억 원 194.8%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순위 9위에서 6단계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동국제약(대표 송준호)과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이며 각각 한 단계씩 상승한 4, 5위에 올랐다.
동국제약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사를 인수하며 마데카 크림, 디바이스 등 자체 생산 품목을 늘렸다. JW중외제약은 대표 제품인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패밀리 매출이 929억 원으로 18.5% 증가했다.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은 78억 원으로 64.7% 줄면서 가장 적었다. 상품 매출이 5634억 원으로 제품 대비 약 2.4배 많다는 점이 낮은 수익성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더해 상품 매출 감소율은 0.4%인데 비해 제품은 2359억 원으로 8.2% 더 큰 감소율을 보였다. 상품 원가가 5054억 원으로 0.9% 오히려 증가한 점 또한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