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자체보다 브랜드가 만들어 낸 캐릭터와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단순 제품 홍보 대신 참여형 콘텐츠와 밈, 릴스 등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일부 업체의 브랜드 계정은 기업 공식 계정보다 더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며 독자적인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29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국내 주요 식품사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확보한 곳은 상미당홀딩스(구, SPC) 계열사들이다. 주요 브랜드와 그룹 계정을 합산하면 팔로워 수가 15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배스킨라빈스는 약 72만8000명으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던킨(41만8000명) ▲파리바게뜨(18만2000명)가 뒤를 이었다. 상미당홀딩스 공식 계정 역시 팔로워 수가 23만3000명이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파리바게뜨 등은 시즌 한정 제품과 캐릭터 협업, 굿즈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내하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팔로우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풀무원 공식 계정은 38만 명 ▲풀무원 매거진 계정은 41만4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풀무원 매거진 계정의 경우 기업의 일방적인 홍보 채널 색을 빼고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라이프스타일 전문 '인스타 매거진' 형식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소개에 집중하기보다 식문화와 건강, 일상 등을 감각적인 비주얼과 카드뉴스 형태로 다루며 독자적인 미디어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풀무원 매거진은 최근 '직장인이 건강 못 챙기는 이유'라는 제목의 릴스 영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야구장에 아임리얼의 등장이라', '노티드에 큰 거 온다' 등 밈을 활용한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SNS 마케팅 격전지로 꼽히는 대형 패션 플랫폼과 견주어도 압도적인 규모다.
실제로 MZ세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인 29CM(36만7000명)나 지그재그(19만6000명), W컨셉 글로벌(15만4000명)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를 웃돌거나 이를 크게 상회한다. ▲롯데홈쇼핑(23만8000명) ▲CJ온스타일(16만4000명) ▲현대홈쇼핑(5만5000명) 등과 비교해도 수 배 이상 많다.
캐릭터와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SNS 마케팅 대표주자인 ▲삼양식품 '불닭 글로벌' 계정은 약 56만 명 팔로워를 확보하며 대표적인 K-푸드 팬덤 채널로 자리 잡았다. 회사 대표 브랜드인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와 챌린지 등을 운영하며 해외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브랜드 계정인 '순하리 진'을 앞세워 팬층을 확보했다.
▲순하리 진 계정 팔로워는 약 21만 명으로 롯데칠성음료 공식 계정(5만5000명)의 4배에 달한다. 브랜드별 개성을 살린 콘텐츠가 기업 계정보다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다. 해당 계정은 광고모델인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안유진의 화보와 숏폼 영상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브랜드 계정보다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공식 계정(21만9000명)과 비비고 코리아(20만 명) 외에도 캐릭터 중심의 '건강히어로 미스터 캥'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건강 식단 캠페인 '제일쉽단'의 주인공 미스터 캥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를 통해 7만 명 팔로워를 유지하고 있다. '미스터 캥'은 흰 도복에 검은 띠를 두르고 거리에 직접 등장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브랜드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TV 광고나 신제품 홍보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사도 광고성 게시물 대신 릴스와 밈, 참여형 이벤트, 캐릭터 콘텐츠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제품만 잘 만들어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얻기 어려운 시대"라며 "브랜드의 세계관과 캐릭터,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