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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온열시트 30% 온도조절장치 없어 화재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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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온열시트 30% 온도조절장치 없어 화재에 무방비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2.15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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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는 김 모(여·35)씨는 지난해 12월 홈쇼핑에서 자동차용 온열시트를 구입했다. 30일 저녁 자동차 운행 중 온열시트 허리 등받이 부위에서 화재가 발생, 자동차 가죽시트와 겉옷(파커)이 타는 사고를 당했다.

김 씨처럼 운전자들이 자동차 좌석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장착하는 자동차 온열시트의 30%가 온도조절기가 없어 화재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자동차 온열시트 10종 30개 제품을 수거해 시험검사를 실시한 결과 30%는 온도조절 장치가 없어 온도가 최고 123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또 온도조절기가 있는 제품 중 42.8%는 온도감지 센서가 발열체와 동떨어져 있어 제대로 온도조절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기담요·전열매트와 달리 자동차 온열시트는 '전기용품안전 관리법'상의 관리 품목에 해당되지 않아 안전검사나 인증절차 없이 유통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온열시트 과열로 인한 화재 사례는 올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온열시트의 과열로 옷이나 자동차 시트가 불에 탄 사례는 2006년 1건에 불과했으나 2007년 1월 한 달 동안 8건이나 소보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됐다.

◆ 시험검사 대상 제품의 30%는 온도조절기 없어

인터넷으로 판매되고 있는 온열시트 10종을 각 종류별로 3개씩 모두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여부를 시험검사 한 결과, 30개 제품 중 30%(9개)는 온도조절 장치가 없었다.

온도조절기가 없는 9개 제품의 경우 바닥부분의 최고온도는 85~123도(평균 103.7도), 등받이 부분의 최고 온도는 91~113도(평균 102.9도)로 나타나 전기매트 등의 제한 온도를 훨씬 초과했다.
온도조절기가 있는 21개의 제품도 바닥부분의 최고온도가 평균 70.1도, 등받이 부분은 평균 59.5도로 나타났다.

◆ 20%는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인 것처럼 허위 표시

시험검사 대상 10종 중 2종은 안전인증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마치 안전인증을 받은 것처럼 허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제품은 모두 온도조절기가 없는 제품으로, 표면온도 시험검사에서도 최고온도가 가장 높게 측정된 제품이었다.

◆ 불에 타기 쉬운 소재 사용

자동차 관련 안전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내장재는 화재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인화성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매 분당 102㎜ 이상의 속도로 연소가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온열시트에 사용된 소재는 스펀지, 화학솜 등 대부분 불에 타기 쉬운 소재로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온도조절장치가 있는 21개 제품 중 9개는 일정한 온도에 이르면 온도상승을 억제시키는 장치인 '온도감지 센서(바이메탈)'가 발열선과 밀착돼 있지 않아 구조적으로 온도조절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원인은 체중에 의한 하중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부분적으로 선이 가늘어지고 전기적 저항이 커져 순간적인 온도 급상승이 발생하는데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소보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업자원부에 ▲ 자동차용 온열시트를 '안전검사 대상 공산품' 등으로 추가 지정 ▲ 집중적으로 화재가 발생된 제품에 대한 리콜(강제 회수) 검토 등 사용자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자부 기술표준원과 공동으로 온열시트 사용과 관련한 소비자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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