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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질주중 기어 쑥 빠져 죽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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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질주중 기어 쑥 빠져 죽을 뻔"
[동영상.포토]차 리콜요구 봇물..대부분 '콧방귀'응답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09.12.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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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소비자들의 자동차 리콜 요구가 봇물 터지고 있다.

자동차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됐지만 제대로 수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많은 차량에서 동일 결함이 발견될 경우 소비자는 제조상의 하자를 의심하게 마련. 또 제조상 하자에 대한 의심은 자연히 리콜요구로 이어지게 된다.


자동차 하자의 경우 자칫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콜 요구에 대한 메아리를 듣기는 ‘하늘의 별따기’. 소비자들은 “제조상 하자인지를 규명해주도록 해당 차업체와 국토해양부 측에 리콜을 요청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문제없다’ 일뿐 고장 원인에 대한  명확한 해명조차 내놓지 않는다”고 규탄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GM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제조업체를 비롯해 벤츠, BMW, 아우디, 도요타, 렉서스, 혼다, 폭스바겐, 볼보 등 수입차 업체들의 결함 차량에 대한 리콜을 요청하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수많은 고발 가운데 최근 사례 3개를 정리한다.

◆ 클러치 관련 고질병  ‘수동 싼타페’ 리콜 하라!


2003년 출고된 현대자동차의 수동 싼타페를 지난해 말 중고로 구입한 성남시 신흥동의 이 모(남.48세)씨. 그는 9만km에 차를 구입해 4만km가량 주행했다.

이 씨는 차량의 결함이 중고차 구입과는 무관함을 밝히며 “수동 싼타페 차량이 1, 2단의 저단에서 힘이 없어 코너링을 하거나 언덕을 올라갈 때 클러치를 많이 밟아야만 주행이 가능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모품인 클러치가 많이 닳게 되고 또 열이나 맞물려 있는 플라이휠까지 열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플라이휠은 폐차 시 까지 사용가능한 내구성부품이다.

이 씨에 따르면 정비소 측은 6만km 주행 시 클러치 교환을 권장하지만  현대자동차 측은 2004년 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기어비를 재조정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수동변속기 문제로 정비소를 찾은 소비자에게 수동변속기를 교체해 줬다. 하지만 현재 클러치는 소모품임으로 플라이휠만 1회 무상교환해 주고 있다.

그는 “폐차 할 때까지 20만원 가량의 클러치를 3~5번 까지 갈아야 한다. 기어비를 재조정하기 전의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이 과정에서 열로 인한 플라이휠의 열변형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런데도 1회만 무상 교체해주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플라이휠과 클러치를 한 번 교체하려면 공임비 포함 1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대차 측은 문제 차량을 제작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리콜을 실시하던지, 플라이휠의 무상 AS를 계속 해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 측은 “플라이휠 변형 관련 문제는 개선품으로 무상 교환을 실시했으며, 구형 수동 싼타페의 경우 무상 교환이 가능하다”라며 “개선품 교체 이후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싼타페 동호회인 싼타페사랑동호회(www.santafelove.com)에서는 이 씨와 같은 문제로 싼타페 클러치의 설계상 제작결함 문제를 지적하는 원성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 달리던 푸조차 기어 쑥 빠져 죽을 뻔…수리비 1천만원

2006년 푸조의 하트탑 컨버터블인 ‘307cc’ 차량을 5천여만원에 구입한 강릉시의 김 모(남)씨. 그는 지난 8월부터 9월 사이 1주일 간격으로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기어가 빠지는 미션결함을 경험했다.

10월께 강원도에서 과천의 AS센터로 차를 옮겨 130만원의 비용으로 미션유압조절 밸브를 정비했다. 하지만 11월23일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중 또 다시 기어가 빠져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50만원의 왕복 견인비를 부담해 다시 한 번 과천 AS센터를 찾았지만, 700만원이 넘는 미션을 ‘통으로 갈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만이 전해졌다.

김 씨는 “3년 6개월간 겨우 4만6천km 밖에 타지 않은 차량의 미션이 잦은 고장에 시달리더니 통째로 갈아야 하다니…두 달 만에 미션 수리비로만 1천만원이 들게 생겼다”라고 분개했다.

또 김 씨에 따르면 푸조 차량 동호회 및 포탈 게시판 등에서 ‘푸조는 기어를 넣을 때 차기 퉁퉁 튀는 느낌이 세다’, ‘미션이 전반적으로 약한 것 같다’ 등 미션결함을 지적하며 ‘조사를 통해 리콜이 실시돼야 할 것’이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푸조 소유자 A 씨는 “AS를 총 7번 받은 끝에 미션을 통으로 갈았다. 잦은 고장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푸조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 측은 “미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못 박으며, “김 씨와 관련해서는 동의하에 정확한 결함 원인을 규명코자 재조사 하겠다”라고 밝혔다.

◆ 스카니아 트럭, 오일분리기 있나 없나?


건설기계 대여업을 하고 있는 춘천시 석사동의 전 모(남.41세)씨는 스카니아코리아가 2004년부터 3년 동안 판매해 온 스카니아4시리즈 25.5톤 덤프트럭에 엔진오일분리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제작결함 문제를 제기했다.

스카니아4시리즈 덤프트럭은 스웨덴 스카니아사가 제조한 차량으로 국내에서 5천대 이상이 판매됐다.

2004년 1억5천만원에 새 차를 구매한 전 씨 형제는 길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엔진오일에 의문을 갖고 국토해양부와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해결이 여의치 않아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전 씨는 “국토해양부 측이 제작결함을 실시하면서 차량 상태도 보지 않고 ‘문제없다’라고 보고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전 씨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스카니아 덤프트럭의 엔진에 오일분리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오일이 누출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됐다.

스카니아4시리즈는 2004년 7월 개정된 대기환경보존법에 따라 블로바이가스를 엔진에서 다시 연소시켜 대기오염을 줄이도록 설계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때 오일분리기가 없으면 블로바이가스가 재활용되는 과정에서 엔진오일이 분리되지 않고 엔진 흡기관으로 흘러 터보차저, 인터쿨러, 실린더라이너를 거치며 차량 주행성능 하락시킨다.

실제로 스카니아4 덤프트럭을 운행하는 J(남.33세)씨 역시 엔진오일이 인터쿨러로 흘러들어 주행 중 엔진 시동이 꺼지는 피해를 입었다.

전 씨는 “국토해양부 측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이후의 4시리즈 차량에는 외장형 오일분리기가 설치돼 있다’라고 돼 있지만 2007년까지 팔린 4시리즈에서도 오일분리기는 설치돼 있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의 박 연구원은 2009년 국정감사에 ‘스카니아 자동차 현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제출하며 ‘오일 누출은 내장된 오일분리기의 품질문제일 뿐, 이는 정부에서 리콜조치해 줄 수 없는 문제’라고 보고하며 리콜요청에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스카니아코리아 측은 “전 씨의 2004년 스카니아4 덤프트럭은 내장형 오일분리기가 탑재돼 있다. 다만 2005년 출시된 R시리즈가 탑재한 필터로 오일을 걸러내는 외장형 방식에 비해 오일분리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를 두고 오일분리기가 없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만약 전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5천대 이상이 팔린 4시리즈가 버젓이 도로 위를 활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도 4시리즈 덤프트럭 또한 오일분리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4시리즈에 외장형 오일분리기가 적용된 것은 유로4 모델부터로 2007년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엔진오일이 길바닥으로 누출되는 곳>
<전 씨가 오일분리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스카니아4 덤프트럭의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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