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에서 에어컨을 구매·설치했다가 초기 결함으로 반품해도 설치비를 돌려받지 못해 다투는 새로운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판매자 제품은 대부분 사설 설치업체와 계약돼 있기 때문에 기계 결함으로 환불 시 대개 설치비는 물론 추가로 부담한 배관비 등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설치비가 많게는 수십만 원에 달하다 보니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업체와 소비자 간 분쟁이 심하다.
3일 소비자고발센터(http://m.goso.co.kr)에 따르면 최근 오픈마켓에서 에어컨을 구매했다가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는 추세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개인 판매자에게서 에어컨을 구매해 설치까지 받은 이후 기계 결함으로 반품했는데 설치비는 돌려받지 못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쿠팡, 네이버쇼핑,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롯데온, 카카오쇼핑,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 형태 온라인몰에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다.
오픈마켓 개인 판매자 상품 상당수는 제휴된 사설업체를 통해 제품을 설치하게 된다.
먼저 에어컨 판매 페이지에 ‘설치 포함’은 개인 판매자가 직접 사설업체와 계약을 맺고 설치를 진행하는 경우다. ‘설치 별도’라고 기재한 경우는 개인 판매자가 본사에서 제품만 가져와서 파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직접 사설업체를 통해 제품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제품 결함 발생 시 사설 설치업체에는 귀책이 없으므로 설치비 환불은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판매페이지에 쓰인 반품 규정에도 제품 결함 시 설치비 환급 여부에 대해선 기재하고 있지 않다.
오픈마켓 관계자들은는 "오픈마켓은 중개 플랫폼이다보니 개인 판매자들이 올리는 판매글을 일일히 관여하고 있진 않다"라면서 "다만 고객 불만 접수 시 현장에서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 교환, 환불 등 세부적인 정보를 추가 기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 판매 페이지나 판매자에게 설치비 환불 여부나 규정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각 제품 판매 페이지가 브랜드몰과 연결돼 있다 하더라도 모두 공식 인증점은 아니기에 제품 설명란에 공식 인증배너가 있는 지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각 사 브랜드 홈페이지에서도 공식 인증 판매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공식 인증점 배너를 우선 확인하고 구매 당시 설치기사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에어컨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 캐리어에어컨 3사는 공식몰 또는 공식 인증점에서 에어컨을 구매·설치할 경우 제품 결함 발견 시 제품은 물론 설치비 전액을 환불해준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로지텍(삼성전자 계열사), LX판토스(LG전자 협력사) 등 에어컨 설치업체들이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곳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