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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반품비는 엿장사 맘대로?...반품비 책정 기준 없어 소비자만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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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반품비는 엿장사 맘대로?...반품비 책정 기준 없어 소비자만 냉가슴
일괄배송인데 제품마다 반품비 별도 부과 횡포도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4.02.1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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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할 경우 발생하는 반품비를 놓고 소비자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제품 하자가 아니라, 단순 변심으로 반품하는 경우 소비자가 택배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인데, 반품비를 책정하는 기준이 없어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물리는 경우가 많이 때문이다.

일괄 배송된 제품을 한꺼번에 반품하는데 반품비를 제품마다 개별 부과한다든가, 일반적인 택배요금에 비해 반품 택배비가 높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소비자들은 과도한 반품비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하는 반면, 판매자들은 택배비용 외에 주문 접수부터 발송, 인건비 등 모든 제반비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항변한다.

플랫폼 측은 입점업체의 영업 전략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을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오 모(여)씨는 지난 1월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에서 산 의류를 환불하면서 반품비로 판매자와 갈등을 빚었다. 한 판매자에게서 상의와 치마 각 한 개씩 총 5만4000원에 구매했다. 두 제품 모두 치수가 맞지 않아 교환을 문의하자 판매자는 ‘반품 후 재구매’할 것을 제안했다. 문제는 반품 택배비였다. 일괄배송된 제품인데도 상의는 3300원, 하의는 6600 원을 반품비로 물어야 했다. 오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반품비 9900 원을 지불했는데 판매자가 옷에서 뿌린 적도 없는 향수 냄새가 난다며 택배비 6600원을 더 내라고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에도 문의했으나 “판매자랑 합의하라”는 말뿐이었다고.

부산 동래구에 사는 김 모(여)씨도 지난해 11월 SK스토아 온라인몰에서 산 11만 원짜리 구강세정기를 반품하면서 부과된 비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배송 받은 뒤 택배상자도 뜯지 않은 채 반품을 신청했는데 고객센터에서 "반품 택배비는 1만 원을 내야 한다. 이는 사이트에 안내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통상 3000, 4000원에 불과한 반품비가 1만 원이나 돼 놀랐다고. 사이트를 다시 찾아보니 반품비가 기재돼 있었다. 김 씨는 "반품비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있다. 중개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기막혀했다. 

◆ 반품비 기준 없어 분쟁 속출...판매페이지 '반품' 규정 필독

1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온라인몰의 반품 택배비에 대한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일반 택배비를 벗어난 과도한 비용 △상품 가격과 맞먹는 비용 △합포장에도 상품 건당 반품비 적용 등을 문제로 삼는다.

반품비 안내가 상품 페이지의 별도 탭에 있어 한 번 더 클릭해야 볼 수 있는 구조라 지나치기 쉽다고 말한다. 비교적 작은 글씨로 쓰여 있어 놓치기 쉽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은 판매자가 입점하는 구조여서 네이버쇼핑, 카카오쇼핑, 쿠팡, G마켓, 옥션, 인터파크쇼핑, 티몬, 위메프, 에이블리, 하고(HAGO), 트렌비, SK스토아 등 모든 곳이 안고 있는 문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의 과실 없이 소비자가 7일 내에 청약철회하는 경우에는 반환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때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에게 반품 등을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반품비의 기준은 어디에서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반품비용은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므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방법으로 고지해야 한다. 이는 결국 판매페이지에 이 같은 정보가 기재돼 있고 그에 맞춰 반품비를 요구했다면 업체에 항의하기가 어렵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외에 다른 명목의 위약금 등을 요구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은 소비자가 구매하기 전 판매페이지에서 '교환/반품' 규정을 찾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같은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나 일괄적인 규정을 세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식을 넘어선 과도한 비용이 부과되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 간 갈등을 빚을 경우 중재한다고 밝혔다. 

SK스토아 관계자는 "소형 가전, 식품 등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 일괄적으로 반품비를 규정하고 제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전자상거래법에도 단순 변심일 때 반환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어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다만 소비자가 반품을 포기할 정도로 과도한 금액을 경우 협력사 측과 논의해 금액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옥션 측은 “오픈마켓 특성상 입점 판매자들이 자율적으로 반품비를 책정하고 있어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을 두지 않는다. 다만 과도하게 부과됐다고 판단되면 회사 차원에서 판매자에게 비용 증빙 등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도 반품 배송비에 대한 소비자 제보에 대해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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