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한의사협회 산하 국민건강위원회(위원장 허갑범)가 14일 내놓은 `자살 예방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의 전조로 `갑자기 주변을 정리한다', `유언과 비슷한 말을 한다', `행동과 감정이 갑자기 밝아진다', `못 만나던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평소 우울하고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흘린다'는 등을 주목해야 한다.
자살로 인한 피해는 자살자뿐만 아니라 최소 6명 이상의 주변 사람들에게 심리적, 정서적인 영향과 자살 위험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이처럼 심각한 자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를 비롯한 국가 차원의 자살 예방 전략을 개발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은 연예계의 특수한 환경에 기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회 자살률의 급격히 증가 추이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자살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1995년에 10만명당 11.8명이던 자살 사망자가 2005년에는 26.1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체 사망 원인 중 4번째에 해당한다.
자살은 우울증과 직결돼 있다. 자살 기도자의 70%는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70%는 우울증 환자이고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우울증이 정신 질환이라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을 계기로 우울증이 정신질환이 아니라 고혈압 등의 일반질환같이 약물로 치료해야 하는 의학적인 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자살의 가장 핵심적인 감정이 짜증과 같은 분노로 보는 견해가 많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생 때는 과외와 학업, 부모로부터의 질책으로 인해 쌓이고 젊은 시절에는 취업문제로, 가장이 됐을 때는 경제적 문제로 짜증과 화가 많이 나 있어 자살의 유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질책보다는 포용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렸을 때부터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살 예방의 핵심"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