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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타는 남자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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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타는 남자를 위한 변명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1.03.31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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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고유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경차를 구입했다가 자칫 바보취급을 받을 위험에 처한 남자들을 위한 변명이다.

23주 연속 치솟는 기름 값에 경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5% 늘었다. 상당수의 남자들이 레저용으로 업무용으로 구입했을 거란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경차를 타는 남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경차=못난 남자'라는 글이 화제다.

지난 28일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한국 여성들이 바라는 남친들의 차 ㅋ'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이틀 만에 20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976건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된장녀', '루저' 등 비난에서부터 공감을 표하기까지 설전이 오가고 있다.

글 첫머리에는 독일 명차 BMW 530i 모델의 엉덩이가 눈을 부라리고 있다.


닉네임 'V6 트윈터보'는 미인을 얻기 위해서는 '경차는 무조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차라리 '뚜벅이(걸어 다니는 사람)'는 나중에 (좋은 차를)살 가능성이라도 볼 수있지만  지금 경차를 타는 사람은 그릇이 저것 밖에 안 된다는 시선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어  "중형 새 차 한 대 못 뽑을 신세면… 미인을 얻을 생각을 하지 말라"며 "너 같으면 시집오겠냐?"고 결론지었다. 우리 사회의 경차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급도는 3%에 불과하다고 한다. 작년 에너지 수입을 위해 130조원이란 막대한 세금을 써야 했다. 전체 수입액의 28.6%나 된다. OECD 국가 중 에너지 낭비가 1위라는 자료도 있다.

지금 전국에서는 모두가 10%만 절약해도 한 해 10조원 이상의 비용이 절감된다며 전등 끄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자전거 타기 등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에 동참하자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그랜저를 제외한 모든 대형차의 판매량이 1월 대비 최대 57% 줄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그랜저TG의 가격이 전월 대비 150만원 이상 몸값을 낮췄음에도 찾는 이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땅의 남자들은 미인을 얻기위해 중대형차를 몰아야 할까? 거꾸로 미인들은 에너지와 돈이 줄줄 새는 중대형차 오너만이 전도양양한 청년이라고 단정지을 수있을까?


레디오라는 6인조 그룹이 부른 '손만 잡고 잘게'라는 노래가사 중에는 '너와 내가 연인이라 이마에 써 붙이고 다녀야만 하겠네'는 구절이 있다.

경차를 산 남자들이여 이마에 써 붙이자. '내 그릇 크기는 지금 이게 다가 아니다'라고.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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