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나 떨고 있니?'…한-EU FTA로 수입 화장품이 무관세되면..
상태바
'나 떨고 있니?'…한-EU FTA로 수입 화장품이 무관세되면..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5.26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EU FTA 비준동의안이 오는 7월 잠정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크리스찬 디올, 샤넬, 입셍로랑, 시슬리 등 세계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갖춘 유럽지역 화장품업체들이 '관세 철폐'로 중무장해 국내시장을 파상 공세로 밀어부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FTA發 화장품 세계대전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연간 약 12조원 규모. 이 가운데 국산 화장품의 점유율은 60~65%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TA 발효 전인 현재에도 35~40% 가량을 수입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 문제는 이들 수입 화장품의 대부분이 프랑스, 독일 등 유럽산 이라는 점이다.


유럽산 수입화장품은 오는 7월 한-EU FTA가 발효되면 단계적으로 3~5년에 걸쳐 현재 6.5%인 관세를 전면 감세 받게 된다.


가격면에 있어서 수입 화장품보다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던 국내업체로서는 해외업체에 맞설 수 있는 '무기'를 하나 잃게 된 셈이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 발효도 문제지만 유명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대부분이 EU국가 제품인데다가 다국적기업의 상당수가 EU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어 한-EU FTA에 따른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FTA 발효 5년 후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게 되면 국산과 외산의 점유율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화장품은 일반공산품과 달리 싸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구입하는 품목이 아니다"라며 "품질경쟁력이 똑같아도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해 구입하기 때문에 해외업체들이 단계적 관세 철폐로 얻은 이익을 국내 시장에서의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할 경우 이에 따른 국내업체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유럽 화장품 브랜드들이 고가의 유명 제품 중심이었다면, FTA로 판로가 개방된 후에는 기술력을 갖춘 유럽 대중 브랜드까지 쉽게 들어올 수 있어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화장품업체들까지 피해를 입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수입되지 않았던 브랜드들의 국내 상륙까지 예상되고 있는 것.


또한 국내 업체들간에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상위 2개사와 나머지 업체들의 매출 편차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FTA에 따른 중소업체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화장품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대-중소기업간 총성 없는 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 정부 700억원 예산 투입…효과는 얼마나?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FTA가 한두 해에 걸쳐 논의된 이야기가 아닌 만큼 이에 따른 특별한 대응책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이미 많은 해외브랜드가 진출해 있어 지금도 '전쟁'중인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류바람이 불고 있는 중국, 일본, 아세안 지역 등을 상대로 한 수출에 주력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화장품 산업이 한-EU FTA의 피해산업인 것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2009년부터 R&D사업과 ISO GMP(국제표준화기구 제조품질 관리기준) 인프라 구축, 수출산업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그러나 이대로라면 국내 화장품시장이 해외브랜드에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한-EU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화장품·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년간 각각 700억원과 1천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