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가스 점검 왔습니다∼!" 검침원 사칭 사기 기승
상태바
"가스 점검 왔습니다∼!" 검침원 사칭 사기 기승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1.22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최근 강추위로 보일러 관련 하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스 점검원을 사칭해 방문한 뒤 멀쩡한 보일러를 수리해야 한다며  거액의 수리 비용을 청구하는 업체들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업체들은  'XX시설관리', 'OO난방관리'와 같이 공기업으로 착각할 만한 유사 상호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수법을 쓰고 있다.

22일 대전 갈마동에 거주하는 유 모(여)씨는 얼마 전 친정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황당한 사실을 들었다. 보일러 수리 신청도 안했는데 수리 기사가 와 보일러를 고쳐 놓고 갔다는 것. 문제는 요금이 상식선 이상으로 많이 나와 의심된다는 이야기였다.

2주 전 거주하는 아파트에 "보일러 점검 차 왔다"며 한 남자가 방문했고 회사 마크가 부착된 조끼와 검침 장비를 들고 있어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는 유 씨의 어머니.

하지만 보일러 점검 목적으로 방문한 수리 기사는 대뜸 "보일러 수리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항목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배관청소, 자동에어밴드 교체, 4구 분배기, 배관첨가제, 분배기 철거비용 등 총 7개 항목에 합산된 금액은 총 35만원.


▲ 유 씨 어머니가 수리 후 받은 보일러 수리 영수증.


수리 기사는 "독거노인은 현금 결제 25만원, 카드 결제 27만원에 해드린다"며 나름 인심을 써가며 금액을 청구했고 보일러에 대해 자세히 몰랐던 유 씨의 어머니는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컥 결제를 하고 말았다.

그러나 수리 이후에도 오히려 온기가 덜하자 유 씨 어머니는 유 씨에게 이 사실을 알렸던 것.

여러 정황들을 살펴봤을 때 보일러 사기가 의심됐다는 유 씨. 어머니가 받은 수리기사 명함에 나온 업체 이름도 처음 들을 뿐더러 무엇보다 당시 수리기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보일러 업체 소속이 아니라는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

자초지종을 파악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번호로 연락했지만 받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그럴 수록 유 씨는 마음이 조급해져 갔다.

결국 업체와의 통화가 성사됐지만 "난방 효율이 떨어지는 점은 조만간 재방문해서 조치할 것"이라며 태연히 답했다. 높은 수리 비용에 대해서도 "어느 업체에서든 그 정도 비용이 든다"고 해명했다고.

한편 수리를 맡았던 해당업체와는 역시나 전화 연결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보일러 사기 의심 사례는 지난 해 한국소비자원 통계에만 무려 500여건이 넘게 접수됐고 피해 금액도 적게는 12만원 부터 최대 80여만원이 넘는 등 천차 만별.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단 보일러 제품 업체와는 상관 없이 수리는 어떤 업체에서 받아도 상관이 없지만 점검 직원이라고 속여 접근하는 등 일부 영세 업체 중심으로 벌어지는 악덕 상술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점검원으로 사칭해 과도한 수리비를 청구하는 사례 등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며 "제조사가 아닌 다른 업체에서 수리를 받고 난 뒤 하자 발생시 본래 업체에서 구제 받기 쉽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