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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정품 충전기도 '불안'...불 타고 녹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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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정품 충전기도 '불안'...불 타고 녹아 내리고
제품 불량 인정 않고 사용자 과실로만 치부해 갈등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11.05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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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성남시 양지동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8월 A사의 스마트폰을 구입한 후 한 달도 안 돼 충전기에서 불이 나는 사고를 당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휴대전화를 케이블에 꽂고 충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커넥터와 케이블 사이에서 불꽃이 튀기더니 충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 이로 인해 이불이 그을리고 온 집안이 연기로 가득 찰 정도였다. 서둘러 화재를 진압한 박 씨는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두꺼비집도 열어보고 멀티탭 등에 누전이 있었는지 꼼꼼히 확인했지만 전부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제조사 측은 미국에서 충전기 화재 실험을 했는데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충전기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만 늘어놓았다.

#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 모(남)씨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 B사의 스마트폰을 구입한 김 씨는 6개월 만에 충전단자 플라스틱 일부가 녹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왠지 꺼림칙한 마음에 사용을 중단했다. 몇 달 뒤 사용중인던 충전기 고장으로 재사용하면서 플라스틱이 녹아내리는 현상을 직접 확인한 김 씨. 깜짝 놀라 AS센터에 항의하자 유상수리 안내가 전부였다. 제품 결함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에 "단자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가 접촉불량으로 과열이 일어났으니 결함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반복됐다. 김 씨는 “싸구려 가품도 아니고 정품 충전기가 녹아내려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한 걸 미리 발견한 것인데 제품 결함이 아니라고만 이야기를 한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 충전 중 화재로 시커멓게 타버린 충전기 코드 부분과 충전선.


휴대전화 정품 충전기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충전기 화재 사고는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사고로 꼽힌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코리아 등 휴대전화 제조사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비정품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과열로 인해 화재나 화상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품 충전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품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다.

충전기에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열이 발생해 플라스틱 단자가 녹아버리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지만 각 제조사 AS센터에서는 ‘제품 하자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정품 충전기에는 기준 이상의 전류가 흐를 때 자동으로 전력을 차단하는 안전장치가 있어 과열이나 화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정품 충전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는 것.

소비자가 사진 등 증거를 내놓으면 그제야 충전기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제대로 충전단자를 꽂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소비자의 과실’로 말을 바꾸기 일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정품을 구매해 사용했지만 비정품 충전기와 마찬가지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뿐 아니라 제조사로부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이에 대해 관렵업체 관계자는 “정품 충전기는 화재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안전사고에 대해 실험을 거쳐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며 “초기 제품 불량은 분명히 있을 수 있지만 확인되면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한 만큼 비정품 제품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충전단자의 플라스틱 일부가 녹아내렸지만 업체 측은 제품 하자가 아니라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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