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소음에 뜨거운 바람 내뿜는 제습기 '골머리'
상태바
소음에 뜨거운 바람 내뿜는 제습기 '골머리'
'개인적 편차' 이유로 하자 인정도 받기 쉽지 않아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8.06.27 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매년 고장 반복돼 '무늬만' 제습기 대전시에 거주하는 한 모(여)씨는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는 이맘때쯤이면 매년 골머리를 앓는 일이 생긴다. 지난 2013년 구입한 위니아 제습기가 매년 여름 사용 중 고장이 나기 때문. 구입 1년만에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지만 고장은 매년 다시 반복됐고 무상보증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수리비 먹는 하마가 됐다. 문제의 제습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고장이 났다. 한 씨는 “매년 고장 나는 불량 제품을 팔아 놓고 ‘잘 고쳐 줄 테니 수리해서 쓰라’고만 하는 고객센터의 답변이 어이없다”고 말했다.

# 이상 소음, 시간 지나면 나아진다더니...경남 함안군에 사는 차 모(남)씨는 지난해 여름이 끝날 즈음 위닉스 제습기를 구매했다. 당시 개봉했을 때 소음이 커서 AS를 신청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는 AS기사의 안내에 보관했다. 하지만 올해 사용하려고 켜보니 소음은 여전했다. '소음이 거의 없다'는 쇼호스트 안내를 믿고 삼성전자 제습기를 구매한 조 모(여)씨 역시 냉장고, 에어컨보다 작동 소리가 크게 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그는 “즉시 고객센터에 불량 접수를 했지만 정상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결과를 받았다”고 불만을 토했다.

# 제습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풀풀~ 광주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소음과 발열을 잡았다는 광고를 보고 LG전자 휘센제습기를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한 제습기는 40도(℃)가 넘는 뜨거운 바람이 나왔다. 조 씨는 “발열기에서 나오는 바람 온도를 31도로 낮췄다는 광고는 허위 과장”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장마 시즌을 앞두고 제습기를 새로 구입하거나 창고에서 꺼낸 소비자들이 제품 불량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쾌적한 실내를 만들기 위해 구매한 제습기가 굉음을 내거나 온풍기처럼 뜨거운 바람이 나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잦은 고장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상보증기간이 끝난 경우 수리비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이다. 제습기에서 물이 새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됐다는 피해사례도 있다.

하지만 소음과 발열은 사용 환경과 사용자에 따라 체감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로 업체 측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제습기는 습도가 높은 공기를 빨아들인 후 온도를 높여 습기를 제거한다. 제품 내부에서 기본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사용 공간의 공기를 흡입해 배출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보다 약 2~3도 높은 ‘건조’된 바람이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무더운 여름날 실내 온도가 높을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입장이다. 소음 역시 듣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클 수 있어 하자로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는 에어컨, 냉장고처럼 콤프레서(압축기)를 이용하는 제품이라, 작동 중 본체가 ‘부르르’ 떨리거나 ‘꾸룩꾸룩’, ‘쉭쉭’ 등의 냉매 소음이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음은 사용 환경과 개인차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으므로 불량이 의심될 경우엔 제조사의 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습기의 경우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제습능력에 따른 소음기준을 마련해 HD인증을 하고 있다. 제습능력(L/day)이 10L 미만인 경우 소음은 40데시벨(dB) 이하, 10~20L는 45dB 이하, 20~30L은 50dB 이하, 30L 초과는 55dB 이하다.

제습기의 정상 작동 소리 크기는 층간소음 기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환경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은 낮 43dB, 밤 38dB이다.

◆ 창문 닫고 거실, 방 등 중앙에서 사용 '효과' 커... 건조증, 세균 번식 유의해야

제습기의 고장을 줄이고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용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제습기를 틀어놓고 창문을 열어두면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제습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사람이 있는 곳에서 제습기를 장시간 틀어놓을 경우 안구건조증 및 산소 부족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유아 및 노약자가 있을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니 이따금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야 한다.

또 제습기는 구석진 곳보다는 방 중앙에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TV, 라디오 등 전자제품과는 전자파 장애로 인한 센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게 좋다. 제습기 물통도 자주 비우는 등 관리해야 곰팡이나 세균 번식에 따른 악취를 피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제습기 구입 후 ‘한 달 이내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 제품하자 시’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다. 보증기간 내에 같은 하자가 4회 이상 발생해도 환불 받을 수 있다. 가습기도 전자제품이기에 포장 박스를 개봉하거나 전원을 킨 이후라면 단순변심에 의한 교환 환불은 불가능해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