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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장면처럼 배달되는 유사 휘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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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장면처럼 배달되는 유사 휘발유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30 10: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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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대학 ○○과인데요” “한 군데만 더 들렀다 갈게요. 15분이면 됩니다.”

29일 오후 대전 모 대학의 쓰레기 수거장. 최근 구형 아반떼를 구입한 차주(車主) A씨는 유사휘발유 ‘시너’ 전도사인 친구 최모 씨와 ‘김사장’으로만 불리는 판매책 간 짧은 통화를 듣고 짐짓 긴장한 표정이다.

정확하게 15분 뒤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한 차량이 미끄러지듯 아반떼 옆에 나란히 차를 댔다. 판매책이었다. 트렁크에서 18ℓ짜리 고무통 3개를 꺼내며 ‘자바라’를 이용해 아반떼 주유구에 능숙하게 시너를 쏟아붓는다. 그는 “여기는 자주 오니까 한 번 주문할 때 많이 안 해도 된다. 전화만 주면 언제든 보통 10분 안에 온다”며 “요즘 단속이 워낙 심해 아무에게나 시너 안 준다. 1년 가까이 거래해 온 최씨가 소개해주니까 거래하는 것”이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은 뒤 A씨를 힐끗 쳐다본다.

‘시너 전도사’ 최씨는 A씨에게 “아반떼는 2통이면 ‘만땅’이니까 나머지 하나는 트렁트 안에 넣고 다니라”고 조언했다. 혹여 차가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A씨가 “엔진 망가지는 거 아니냐”고 불안해하자 판매책은 “못 믿을거면 왜 불렀냐. 설령 망가진다 해도 기름 대신 시너 넣어 아낀 돈이면 수리하고도 남는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유사휘발유가 대학 캠퍼스 안에서 자장면처럼 신속하게 배달되는 현장이 헤럴드경제 취재진에 포착됐다.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배럴당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도심 외곽도로나 한적한 주택가에서 이뤄지던 유사휘발유 불법거래가 당국의 단속을 피해 ‘주문배달 방식’으로 캠퍼스 안에까지 침투한 것이다. 유사휘발유가 전체 휘발유시장의 11%(700만 배럴ㆍ업계 추정)에 달할 정도로 거대해지면서 단속 건수도 8300여건(2006년 기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불법거래는 활황세다.

대학생 사이에서 중고차를 구입한 뒤 시너를 주유하고 타면 본전을 뽑는다는 입소문과 함께 캠퍼스가 유사휘발유의 주거래시장이 된 것이다. 지난 6월 대전 서구의 한 대학 주차장에서 교직원과 학생 등을 상대로 6개월간 유사휘발유 8만4222ℓ를 판매해 7500만원 정도 부당이득을 챙긴 판매업자가 구속됐지만 암거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시너를 가져왔던 판매책은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은 캠퍼스 위주로 판매책이 있다”면서 “알음알음으로 전화를 주면 주변에서 대기하다가 배달해주는 식이다. 구매자가 많은 학교면 과별로 전담 마크맨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주 거래하면 가격을 더 잘해줄테니 전화달라”며 유유히 사라졌다. 통상 36ℓ를 넣을 때 ℓ당 1600원을 고려하면 5만7600원. 3만4000원에 기름을 넣고 2만3000여원을 절약한 A씨의 표정이 흡족해 보였다.

유사휘발유를 찾는 대학생으로 인해 중고차 시세도 변화가 생겼다. 속칭 ‘시너빨’이 잘 받는 차량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6개월째 유사휘발유를 사용하고 있다는 김모(26) 씨는 “현대차가 시너에도 잘 견딘다고 소문이 나면서 액센트나 아반떼, 특히 ‘시너의 퀸’이라고 불리는 엘란트라 가격이 조금 높다”고 했다. 신탄진에서 한 중고차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현대차 시세는 동급 성능의 타사 자동차에 비해 비싼 편”이라며 “브랜드 자체의 프리미엄도 있겠지만 유사휘발유가 잘 듣는다는 얘기를 듣고 찾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게릴라식 영업이 점차 지능화하고 있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전=김민현 기자(kie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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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2007-10-31 05:01:09
낚시기사같소
대전 서구에는 대학교가 없수다. 대체 어느 대학이요? 며칠사이 대학교가 새로 생겼나? 좀 알려주쇼..
기사내용 중 서문에 유사휴발유 판매업자 몇마다하고 사라졌다며, [이날 시너를 가져왔던 판매책은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그는 “요즘은 캠퍼스 위주로 판매책이 있다”면서 “알음알음으로 전화를 주면 주변에서 대기하다가 배달해주는 식이다. 구매자가 많은 학교면 과별로 전담 마크맨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주 거래하면 가격을 더 잘해줄테니 전화달라”며 유유히 사라졌다.] 언제 다시와서 점조직이며, 판매책 얘기를 다 해주고 가셨나...그렇게 조회수 올리고 싶은 기사였소 기사양반..냄세나는기사..앞뒤좀 맞는 글좀 쓰시오...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