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9월 한 골프용품점에서 ‘혼마 베레스 여성용 골프채 세트’를 약 300만 원에 구매했다. 선수용보다 무게가 가볍고 큰 헤드로 타격이 용이해 김 씨 같은 초보자에게 적합하다는 추천을 받고 한 선택이었다.
지난 6일 평소처럼 연습장에서 스윙 연습을 하던 김 씨는 골프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음 스윙을 하자마자 골프채 가운데가 부러지며 두 동강이 났다. 골프 연습장 등에서 4회 정도 이용한 게 전부였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구입한 지 4달이 채 되지 않아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객센터에 연락하자 “골프채 헤드로부터 10cm 이상 벗어난 부위라 무상수리가 불가하다. 35만 원 정도의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다”라는 답변을 돌려받았다.
김 씨는 “강하게 스윙을 하거나 채를 함부로 다룬 것도 아닌데 사용 5회 만에 파손이 됐다. 보증기간 중임에도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없다니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혼마 코리아 측은 골프채 특성상 파손 부위에 따라 수리의 유·무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혼마 코리아 관계자는 “제품을 생산하기 전 2만 회 정도 스윙 테스트를 한다. 테스트 결과 정상적인 스윙을 했을 때는 헤드에서 10cm 이상 떨어진 곳에 파손이 발생하지 않았기에 이 같은 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용자들이 스윙 각도나 자세 등을 고려한 뒤 골프채를 사용해야 파손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판매 대리점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 수리비의 3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른 골프 관련 업체들도 혼마 코리아와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타이틀리스트 측은 “주로 골프채 헤드에서 10cm까지만 킥포인트(타격 시 골프채가 휘는 지점)가 밀집해 있다. 이 부분은 스윙 시 파손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벗어난 범위의 파손은 비정상적인 스윙이나 외부 충격으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다만 타이틀리스트는 헤드부터 20cm까지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MFS 골프 측도 “헤드로부터 10cm까지의 범위는 제조사에서 제품을 조립할 때 실수로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범위를 벗어난 곳의 파손은 업체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