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측은 사전에 준비한 부품에 비해 판매량이 많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부품 수량 확보 등 안정적인 AS는 내년 4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인천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12월18일 3살 딸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온라인몰에서 할인받아 7만 원대에 ‘콩순이 코딩 컴퓨터’를 구매했다. 이 제품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해 영어, 숫자 등을 놀이처럼 배울 수 있는 어린이용 컴퓨터다.
구매한 지 10일이 지난 29일 김 씨의 딸이 콩순이 컴퓨터를 들어 옮기는 과정에서 마우스가 아래로 늘어뜨려지며 연결부가 망가졌다. 이후 컴퓨터에서 동화를 보며 스토리를 바꾸는 코딩 놀이시 마우스로 OX를 누르는 과정이 필요한데 웬일인지 작동하지 않았다.
김 씨는 영실업 고객센터에 AS를 문의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고객센터 담당자는 “12월 말 현재 AS를 시작하면 2021년 4월에야 제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컴퓨터를 잘 다루는 김 씨가 직접 수리하기 위해 부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사비로 고장난 PCB기판(인쇄 배선 회로 기판)을 구매한 뒤 제품을 고쳤다. 김 씨는 “수리를 위해 제품의 뒷판을 열어봤는데 납땜 등의 마감 상태가 굉장히 조악하게 느껴졌다. 쉽게 고장 나도록 만들어놓고 수리도 제때 해주지 않아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영실업 측은 최근 늘어난 제품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영실업 관계자는 “최근 제품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부분을 예측하지 못했고 부품도 사전에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제품 수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부 건에 대해선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콩순이 코딩 컴퓨터 부품은 중국 내 협력업체서 제조하는데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로 제조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AS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춘절'로 일반적인 경우보다 부품 입고가 더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4주 정도 제조가 더 늦어지겠지만 4월에는 부품 수량을 충분히 확보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부품을 김 씨에게 직접 보낼 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엔 "정책 상 납땜 등 고위험 작업이 포함된 AS는 제품 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에 부품을 따로 보내 줄 순 없다. 게다가 영실업에서 부품을 따로 보유하고 있지도 않은 상태이며 이 부분은 고객센터에서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