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등급은 사육환경이 아닌 신선도와 파각율, 난각 상태 등을 기준으로 매겨지며 난각 코드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난각 끝자리는 사육 환경을 안내할 뿐 계란 등급과 별개의 번호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구 모(여)씨는 3월 14일 아파트 단지 내 마트에 들러 CJ프레시웨이의 '목초 먹인 건강한 닭이 낳은 신선한 계란(10입)'을 약 5900원에 구매했다.
구매 당시 제품 겉 포장에 1등급 계란으로 표시돼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라고 생각했으나 포장을 벗기니 난각 코드의 마지막 숫자가 '4'로 표기돼 있었다. 자유방목 계란은 3이나 4가 아닌 '1'로 표시되므로 구 씨는 업체가 등급을 속여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마트 직원에게 1등급 계란이 아니고 4등급이 맞다며 환불도 받았다.
구 씨는 "업체가 등급을 속여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아 가격이 비싸더라도 1등급 계란만 고집하는데 구매한 계란 모두 껍데기 코드 끝자리가 '1'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계란 출처를 안내하는 '난각 코드'는 산란 일자와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 환경번호를 담고 있다. 계란 등급은 표기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0314D2HZK4'라는 난각 코드의 앞자리 '0314'는 산란일자, 'D2HZK'는 생산자 고유번호, 맨 끝 자리 '4'는 사육 환경번호를 의미한다. 사육 환경번호는 1~4로 구분되는데 1은 방사, 2는 축사 내 평사, 3은 개선된 케이지, 4는 기존 케이지를 의미한다.
계란 등급은 사육 환경과는 별개로 계란 신선도와 파각률, 난각 상태, 중량 등에 따라 4개 품질 등급(1+등급과 1등급, 2등급, 3등급)과 5개 중량 규격(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매겨진다.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라 하더라도 산란일자가 오래되거나 중량이 기준에 못 미치면 2등급 3등급도 될 수 있는 셈이다.
방사 사육방식으로 나온 '동물복지 인증' 계란은 난각 코드 끝자리에 '1' 또는 '2'가 표기돼 있으며, 제품 겉 포장에 국가가 인증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별도로 표시하게 된다.
CJ프레시웨이 '더안심 동물복지 유정란'과 풀무원의 '동물복지 목초란'의 경우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 계란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동물복지로 시작되는 제품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포장지에 인증마크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난각코드 끝자리 사육환경 번호는 1번 또는 2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