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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에 가둬 길렀는데 1등급 계란이라고?…사육환경 반영 못하는 계란 등급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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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에 가둬 길렀는데 1등급 계란이라고?…사육환경 반영 못하는 계란 등급 표시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4.08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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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의 사육환경 등을 껍데기에 표시한 '난각 코드'를 계란 등급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계란 등급은 사육환경이 아닌 신선도와 파각율, 난각 상태 등을 기준으로 매겨지며 난각 코드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난각 끝자리는 사육 환경을 안내할 뿐 계란 등급과 별개의 번호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구 모(여)씨는 3월 14일 아파트 단지 내 마트에 들러 CJ프레시웨이의 '목초 먹인 건강한 닭이 낳은 신선한 계란(10입)'을 약 5900원에 구매했다. 

구매 당시 제품 겉 포장에 1등급 계란으로 표시돼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라고 생각했으나 포장을 벗기니 난각 코드의 마지막 숫자가 '4'로 표기돼 있었다. 자유방목 계란은 3이나 4가 아닌 '1'로 표시되므로 구 씨는 업체가 등급을 속여 계란을 판매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구 씨는 겉 포장에 1등급 계란으로 표시된 제품을 구매했으나 난각 코드 끝자리가 4로 표기돼 있어 업체가 등급을 속여 판매했다고 생각했다
▲동물복지계란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난각에는 '4'로 표기돼있다.
마트에 다시 들러 1등급 계란들을 살펴본 구 씨는 CJ프레시웨이의 '더안심 1+등급 무항생제 건강알짜란(10입)', 풀무원의 '초생달걀(10입)', 오뚜기의 '1등급란(30입)' 등도 마찬가지로 난각에 '3' 또는 '4'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트 직원에게 1등급 계란이 아니고  4등급이 맞다며 환불도 받았다.

구 씨는 "업체가 등급을 속여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아 가격이 비싸더라도 1등급 계란만 고집하는데 구매한 계란 모두 껍데기 코드 끝자리가 '1'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 씨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1등급 계란들 모두 난각 코드 끝자리가 '3' 또는 '4'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4등급 계란을 속아 구매했다고 생각했다
▲구 씨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1등급 계란들 모두 난각 코드 끝자리가 '3' 또는 '4'로 표기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4등급 계란을 속아 구매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 달걀을 1등급 계란으로 오인해 빚어진 사례다. 사육 환경번호와 계란 등급은 별개의 숫자다.

소비자에게 계란 출처를 안내하는 '난각 코드'는 산란 일자와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 환경번호를 담고 있다. 계란 등급은 표기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0314D2HZK4'라는 난각 코드의 앞자리 '0314'는 산란일자, 'D2HZK'는 생산자 고유번호, 맨 끝 자리 '4'는 사육 환경번호를 의미한다. 사육 환경번호는 1~4로 구분되는데 1은 방사, 2는 축사 내 평사, 3은 개선된 케이지, 4는 기존 케이지를 의미한다. 

계란 등급은 사육 환경과는 별개로 계란 신선도와 파각률, 난각 상태, 중량 등에 따라 4개 품질 등급(1+등급과 1등급, 2등급, 3등급)과 5개 중량 규격(왕란, 특란, 대란, 중란, 소란)으로 매겨진다. 동물복지 인증 계란이라 하더라도 산란일자가 오래되거나 중량이 기준에 못 미치면 2등급 3등급도 될 수 있는 셈이다.

방사 사육방식으로 나온 '동물복지 인증' 계란은 난각 코드 끝자리에 '1' 또는 '2'가 표기돼 있으며, 제품 겉 포장에 국가가 인증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별도로 표시하게 된다.

CJ프레시웨이 '더안심 동물복지 유정란'과 풀무원의 '동물복지 목초란'의 경우 소비자들이 동물복지 인증 계란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동물복지로 시작되는 제품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포장지에 인증마크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난각코드 끝자리 사육환경 번호는 1번 또는 2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
▲CJ프레시웨이 '더안심 동물복지 유정란'(왼쪽)과 풀무원의 '동물복지 목초란'
▲CJ프레시웨이 '더안심 동물복지 유정란'(왼쪽)과 풀무원의 '동물복지 목초란'
CJ프레시웨이와 풀무원, 오뚜기 관계자는 "마지막 번호를 소비자들이 계란 등급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4번은 기존 케이지이며 3번은 4번을 개선한 케이지 달걀을 의미한다. 정부 차원에서 난각코드와 동물복지 인증 식품에 대한 홍보를 적극 펼치고 있으나 인지도가 낮다 보니 소비자들이 세부 내용을 알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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