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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토스뱅크, 사외이사 전원에 '최고 점수'...변별력 없는 자체평가 의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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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토스뱅크, 사외이사 전원에 '최고 점수'...변별력 없는 자체평가 의미 있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3.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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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사외이사 평가 점수가 지나치게 높아 변별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시중은행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문제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평가방식 역시 사외이사 본인 및 동료평가 그리고 이사회 사무국 평가 등 내부 인사 중심으로 이뤄져있어 사외이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16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발간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각 은행 사외이사들은 업무 평가에 있어 가장 높은 등급(점수)을 받았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재직했던 사외이사 8명에 대해 ▲전문성 ▲참여도 ▲윤리성·충실성 등 3개 항목 모두 '우수(S)' 등급을 부여했다. 우수(S) 등급은 사외이사 평가 등급 중에 가장 높은 등급이다.

토스뱅크 역시 사외이사 5명이 ▲전문성 ▲공정성 ▲윤리성·책임성 ▲충실성 등 4개 항목 모두 가장 높은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들에게 각 항목별로 가장 높은 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부여했지만 타 은행과 달리 세부 점수를 공개해 차별화를 뒀다. 

다만 일부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4.9점 이상 고득점을 받아 변별력이 크진 않았다. 이은경 사외이사가 전문성 항목에서 4.2점 우수 등급을 받은 점이 눈에 띄는 정도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외이사 평가제도 역시 기존 금융지주나 전통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개 은행 모두 ▲사외이사 자기평가 ▲사외이사 동료평가 ▲이사회 사무국(지원부서) 평가가 기본이었고 토스뱅크는 이사회 의사록을 통한 서면평가가 추가된 점이 달랐다. 평가항목 역시 각 은행마다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평가 주체는 은행 내부 인물 중심이었지만 평가 주관사가 외부 평가기관으로 무기명 평가 형태로 진행해 그나마 공정성과 객관성이 더 확보되었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이와 유사한 형태로 사외이사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 은행과 차별화를 목표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정작 이사회 구성과 평가제도가 기존 은행들과 유사한 원인으로는 외부 평가시 발생할 수 있는 자료 유출 등 현실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기존 금융지주들이 내규상 외부평가를 허용했음에도 선뜻 외부평가를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외부평가기관을 통한 평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진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차별화를 두고 있는 영업기밀 사항도 이사회 논의 내용에 포함돼있어 외부 유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업무 프로세스상 외부 평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다. 

익명을 요구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외부평가를 실시한다면 이사회 의결 사안을 모두 평가기관에 넘겨야하는데 이 중 상당수는 은행 고유의 영업기밀 사항도 다수 포함된다"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외부평가를 실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외이사 중 상당수는 전직 은행장이나 금융당국 수장 등 금융권에서 이미 실력이 입증된 전문가들"이라며 "이들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이유로 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어려운 점도 현실적인 이유"라고 언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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