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이 반등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반도체 감산을 선언한 뒤 2분기에도 추가 감산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낸드 플래시(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 추가 감산 폭을 최대 10%로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재고 자산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양사는 연내 적자 폭을 최대한 줄이고 2024년부터 정상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1조750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겠지만 1분기(-3조4023억 원), 2분기(-2조8821억 원)에 비해 적자 폭이 1조 원 이상 대폭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군도 8조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부터 삼성전자는 D램·파운드리 부분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다. SK하이닉스도 낸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도 살아나는 추세다. 지난 9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2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이 1245억 달러(약 163조9540억 원)으로 1분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별로 봐도 3월부터 6월까지 반도체 매출은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도 지난 7일 발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수출물량지수가 4월 -1.3%, 5월 8.1%, 6월 21.6%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감산뿐 아니라 잇따라 신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반도체 선두 경쟁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 참가해 업계 최초로 300단(321단) 이상의 4D 낸드 샘플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성능의 8세대 V낸드 기반 데이터센터용 SSD ‘PM9D3a’를 공개했다.
한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으로 상반기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매출 28조4600억 원, 영업이익 –8조9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6% 감소, 적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매출 12조3940억 원, 영업이익 –6조2843억 원으로 52.2% 감소, 적자전환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