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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가전] 품질·AS에 집중된 소비자 불만...삼성·LG전자 민원관리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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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가전] 품질·AS에 집중된 소비자 불만...삼성·LG전자 민원관리 우수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3.09.1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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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가 본격화된 2023년 상반기 소비자 민원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여행사, 항공사, 호텔예약사이트 등 관련 민원은 크게 늘어났고 화장품, 생활용품, 인테리어 등 민원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유통은 온라인몰이 다양화, 세분화되며 민원도 꾸준히 증가 추세인 반면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 홈쇼핑 등은 민원 유입이 줄었다. 상반기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부산에 사는 최 모(남)씨는 지난 6월 2018년식 김치냉장고의 냉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를 접수했다. 방문한 기사는 '기판 부품이 없다'며 3주 후에나 생산이 시작돼 수리까지 약 4주는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최 씨는 “냉장고는 최대 10년 이상 쓰는 가전제품인데 5~6년 정도 된 모델의 부품이 없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 서울에 사는 김 모(여) 씨는 지난 2017년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한 후 2년이 지난 무렵부터 매년 여름만 되면 냉매 누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까지 벌써 다섯 차례나 여름만 되면 가스 충전 서비스를 받다 보니 반복되는 수리와 출장비 지출로 김 씨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씨는 “매년 전기세보다 비싼 냉매 충전 비용 등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면서 기사를 기다리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들은 가전을 이용하며 품질과 AS에 가장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3개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민원을 분석한 결과, 품질(41.2%)과 AS(31.6%)에 대한 내용이 전체의 72.8%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13개 업체 모두 품질과 AS에 대부분 민원이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매직, 쿠쿠전자, 위니아, 쿠첸, 필립스코리아, 위닉스는 품질에 가장 많은 불만이 쏟아졌고 오텍캐리어, 다이슨, 신일전자, 파세코, 위니아전자, 오텍캐리어, 다이슨, 파세코는 AS 비중이 더 컸다. 

에어컨, 세탁기,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은 물론 창문형 에어컨, 청소기, 밥솥 등 생활가전까지 다양한 품목에서 발생했다. 가전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쓰는 제품이다 보니 고장이 나거나 수리를 제때 받지 못할 경우 불편이 가중되면서 불만이 집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냉매 충전이 필요한 에어컨, 백라이트 문제가 발생한 TV, 누수가 발생한 에어컨, 성에가 찬 냉장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벽걸이에서 떨어진 에어컨, 백라이트 문제가 발생한 TV, 누수가 발생한 에어컨, 성에가 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가전의 품질 문제는 공통적으로 소음 부분이 지적됐다. 소비자들은 작동 소음 때문에 견딜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제조사들은 정상 범주로 일축해 갈등을 빚었다. TV는 액정에서 흰 반점이 생겨나거나 화면 색상이 갑작스럽게 변질되는 문제들이 지적됐다. 

에어컨은 냉매가 반복적으로 누출돼 매년 여름만 되면 충전해야 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설치 이후 매년 냉매를 보충해야 해 고통스럽다는 호소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무더위에 수리를 신청해도 2주 이상 대기가 필요한 경우들이 다발하면서 불만이 쇄도했다. 특히 식당, 카페 등 영업점 같은 경우 한여름에 에어컨 가동이 안돼 영업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 호소도 꾸준했다.

AS는 수리비가 과도하다거나 부품 수급 지연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다. 수리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공임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민원부터 몇 년 되지 않은 가전인데 부품 단종으로 수리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어 환불·교환(10.4%), 오안내, 고객 응대 등 불친절(10.2%), 설치·철거(5.6%) 등이 뒤를 이었다.

벽걸이 TV와 벽걸이 에어컨은 벽에서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사고도 왕왕 발생했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같은 경우 누수 문제가 빈번했다. 갓 설치한 세탁기 작동 중에 물이 새어 나오는가 하면 식기세척기 설치 문제로 아랫집까지 누수 피해를 끼쳐 보상을 놓고 업체와 갈등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민원 점유율이 각각 35.5%, 25.4%로 선두를 차지했다. 전체 민원 점유율의 60% 이상을 두 업체가 차지하고 있으나 13개 가전업체 중 이들의 매출 점유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민원 관리에서는 나름 우수했다는 평가다.

상반기만 해도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는 21조400억 원,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는 16조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면 상반기 매출 1조 원을 넘긴 곳이 없다. 

SK매직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민원 점유율은 1%대로 매우 낮아 민원 관리가 탁월했다는 평가다.

필립스코리아(0.6%)와 파세코(0.7%), 일렉트로룩스(0.3%)도 민원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않아 우수한 민원 관리 능력을 보였다. 쿠쿠전자의 경우 민원 점유율이 9.9%로 전년에 비해 3%포인트 높아지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쿠첸(1.7%)은 규모 대비 민원 발생이 낮아 양호한 편이었고 쿠쿠전자(7.4%)와 오텍캐리어(7.6%)는 민원 점유율과 매출이 비례했다. SK매직도 매출 규모는 3위지만 민원 점유율은 단 1%에 그치면서 뛰어난 민원 관리 능력을 보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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