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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제약사, 오너 4명 중 1명꼴 주식 담보 대출...동아쏘시오홀딩스 담보대출비율 97%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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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제약사, 오너 4명 중 1명꼴 주식 담보 대출...동아쏘시오홀딩스 담보대출비율 97% '최고'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1.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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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상장 제약사의 지배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 4명 중 1명꼴로 보유 주식 일부를 담보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대출비율은 27.3%로 조사됐다. 제약사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지배지분의 4분의 1이 담보로 잡혀 있다는 의미다. 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오너로 한정하면 담보대출비율은 55%로 높아진다.

오너 일가 지배 지분율이 낮은 삼진제약, 동화약품 등과 강정석 회장이 대부분의 지배지분을 갖고 있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같은 유형에선 주식담보대출비율이 높을 경우 지배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26일 소비자가만드는 신문이 30대 상장 제약사(바이오 제외)의 지배구조 최상단 기업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208명이었고, 이중 49명(23.6%)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의 절반인 15개 기업에서 오너 일가들이 지배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있다.

오너의 주식담보대출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동아쏘시오홀딩스다. 이 회사는 강정석 회장이 29.38%로 최대주주이고 상주학원(0.48%)과 수석문화재단(0.42%)이 소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강 회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 186만5525주를 보유했는데 이중 181만8672주가 담보로 잡혀 있다. 담보대출비율은 97.5%다. 담보 잡힌 주식의 절반 이상이 한국증권금융에서 실행됐는데 담보인정비율이 110%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다만 강 회장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가치가 1800억 원인데 반해 대출액은 800억 원 수준이라 문제가 발생할 위험은 크게 낮다.


제약사 HK이노엔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한국콜마홀딩스는 오너 6명 중 3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으며, 담보대출비율은 77.9%다. 6명의 일가들이 보유한 한국콜마홀딩스 지배 지분율은 44.73%인데 4분의 3에 해당하는 지분이 담보로 잡혀 있다.

담보 잡힌 주식의 대부분은 윤상현 부회장의 주식이다. 담보비율은 높지만 담보로 제공한 주식가치가 750억 원 이상인데 반해 윤 부회장의 대출금은 285억 원으로 여유가 있다.

동구바이오제약 일가는 담보대출비율이 65.7%로 3위다. 41.91%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이경옥 회장(11.32%)과 아들인 조용준 대표(28.35%)가 대부분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5세 고령이라 상속을 위한 담보 해지는 과제일 수 있다. 이 회장은 322만2960주의 주식 중 94.5%에 해당하는 300만 주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다. 조 대표 역시 담보대출비율이 59.4%로 높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지분을 보유한 21명의 오너 일가 중 14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담보대출비율은 54.3%. 오너 개인별로는 임종윤 사장이 주식의 89.2%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분  대결 의지를 표명한 상황에서 높은 담보대출비율은 부담거리다.

OCI와의 통합을 추진한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은 각각 51.6%, 41%로 담보대출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어 녹십자홀딩스, 일동홀딩스, 안국약품 등이 오너 일가의 담보대출비율이 30%대다.

삼진제약은 최 씨 일가 16명 중 최승주 회장을 제외한 9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담보대출비율은 26.4%다. 담보대출비율은 비교적 낮지만 담보 잡힌 주식가치는 123억 원인데 대출금은 81억 원으로 동아쏘시오나 한국콜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하락에 민감할 수 있다.

특히 최 씨 일가는 삼진제약 지배지분이 16.44%로 높지 않아 주식담보대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는 부담이 된다. 공동창업주인 조의환 회장 일가도 4명 중 2명이 담보대출을 받고 있다. 조 씨 일가의 담보대출비율은 50%다.

삼진제약은 현재 최대주주가 하나제약(7.16%)이다. 하나제약 일가의 지분율은 13.7%다. 최 씨 일가 입장에선 삼진제약 지분을 지닌 하나제약 일가의 담보대출비율이 42.2%로 더욱 높은 게 위안거리다.

◆공동담보, 증여‧상속 받은 오너 일가 담보대출비율 높아...65%가 지배지분 절반 이상 담보 잡혀

개인별로 담보대출비율이 가장 높은 오너 일가는 녹십자홀딩스 지분 1.68%를 보유한 허서희 씨다. 한일시멘트 고(故) 허채경 창업주 3남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차녀인 허 씨는 담보대출비율이 112.5%다. 담보 잡힌 주식이 보유 주식보다 많은데, 언니인 허서연 씨와 2021년 6월 2억 원씩의 추가 대출을 받으면서 추가담보를 공동으로 제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 씨 자매의 담보인정비율은 각각 110%다. 주식 가격하락에 대비해 금융권에선 통상 140% 정도로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하고 있다. 개인 신용 및 자금 동원력 부족을 공동담보로 해결한 모습이다.

다만 두 사람은 총 300억 원을 대출했는데 현재 담보 잡힌 주식가치가 총 500억 원으로 위험이 크진 않다.

공동담보를 제공하거나 증여‧상속 받은 경우 담보대출비율이 높다.

한일시멘트 창업주 4남인 허남섭 명예회장과 삼진제약 일가 송동욱 씨, 임종호 한미약품 전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남편인 이현수 씨 등은 주식담보비율이 100%에 육박한다.

이경옥 동구바이오제약 회장과 한미약품 일가 임종민 씨, 최지선 삼진제약 부사장, 삼진제약 일가 최지윤 씨 등도 90% 이상이다.

허남섭 명예회장 역시 딸인 허정미 씨와 공동담보를 실행 중이다. 한미약품 일가는 2016년, 삼진제약 일가는 2020년 각각 최승주 삼진제약 회장과 고 임성기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았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녹십자 일가 허서연 씨, 최지현 삼진제약 사장 등도 담보대출비율이 80% 이상으로 높다.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잡힌 오너 일가는 32명으로 전체의 65%에 이른다.

안국약품 일가인 어광 안국건강 대표, 이원석 대한뉴팜 대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등은 담보대출을 지난해 해소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들의 담보대출은 세금 납부를 위한 게 아니라면 개인의 영역이라 배경을 특정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담보대출 재약정이 이뤄지는 경우 이자율이 2~3%포인트 높아져 이자 부담은 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아래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소액 주주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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