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교육 전문기관인 문정아중국어가 학습 강의를 장기간 이용할 수 있는 ‘평생회원반’ 연장 조건을 변경해 수강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평생회원반은 초기 결제 한 번으로 학습 강의를 평생 이용할 수 있는 수강권이다. 그런데 수업 연장 시마다 추가 결제를 하도록 조건이 변경돼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또 조건 변경을 통보하면서 기존 수강생들 대상 혜택이나 보상안도 제시하고 있지 않아 불만을 키우고 있다.
14일 소비자고발센터(http://m.goso.co.kr)에 따르면 최근 문정아중국어가 평생회원 수강권의 연장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기존 수강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문정아중국어는 지난달 30일 기존 평생회원반 수강생을 대상으로 오는 9월1일부터 1년마다 수업 연장 시 추가 요금 6만9000원이 발생한다는 안내 메일을 발송했다. 기존에는 첫 결제 이후 추가 요금 없이 중국어 강의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수강권이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온 인건비 및 WEB 서버, CDN 수강 플레이어 사용, 모바일 서비스, 전기료 인상 등의 기록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안정적인 서버 이용 및 수강 환경 서비스 제공을 위한 평생회원반 연장에 따른 추가 요금이 불가피하게 발생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수강생들은 수강권 구매 당시의 이용 조건과 상당히 상반되는 내용임에도 단순히 메일로만 안내해 이를 확인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수강생들이 많을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또 이같은 일방적인 통보 이후 기존 수강생들에게 어떠한 혜택이나 보상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같은 중대한 조건 변경 사항을 수강생들이 쉽게 인지하지 못하도록 광고 중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수강권 판매 페이지를 살펴보면 ‘평생회원반 실속형(강의)’은 프로모션 가격으로 29만8000원에, 교재와 전화 수업이 포함된 수강권은 35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만 고객센터에 따르면 현재 수강권 판매는 중지됐으며 구매가 이뤄지면 환불해주고 있다.
수강권 갱신 시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은 광고 전면엔 표시하지 않았으며, 가장 하단의 ‘이용 안내’ 부문에 다른 요건들과 함께 기재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이나 팝업으로도 안내되고 있지 않다.
한 수강생은 이 같은 업체의 안일한 대응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지난 2020년 평생회원권 구매 당시 오프라인 강의 석달치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구매 한 달 후 강의 제공이 어렵다고 해 항의하니 전화 중국어 한 달 치를 대체해 제공하기도 했다”면서 “수강권 구매 후에 수강권 내용을 갑자기 바꾸거나 수강권 조건 변경도 통보하는 것을 보고 황당함을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문정아 중국어 평생회원반 수강권은 기본 수강기간 1년 내에 하루 30분씩 100회 출석을 해야 연장이 가능한 점도 문제로 제기돼왔다. 평생회원권이기에 단과 과목보다 비싼 값을 내고 구매했음에도 연장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 모(남)씨의 경우 해당 수강기간을 채우지 못해 이를 문의하자 업체는 자격 갱신을 하려면 추가로 동영상 강의를 결제해서 들어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문정아중국어 측에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수 차례 질의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고객센터에 따르면 "현재 인건비, 물가, 전기요금 등을 이유로 단가가 너무 많이 오르고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수강생들이 끊기다 보니 회사가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수강권 갱신 시 마다 내는 연간 6만9000원 요금도 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이 훨씬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센터로도 많은 수강생분이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고 회사 차원에서 수강생들에 따라 내년부터 연장 요금을 받거나 1년 유예해주는 등 최대한 상황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만일 처음 계약 내용과 상당하게 다르거나 '언제든지 계약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 등의 단서 조항이 없었다면 소비자들이 환불 또는 추가 요금 없이 갱신을 원하더라도 문제 삼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수강권 이용 안내란에는 '상품에 대한 운영 정책은 본사 사정에 의하여 변경 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해놨으나 소비자들은 상단 광고에는 이러한 중대한 항목은 전혀 안내하고 있지 않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