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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공모펀드 판매 증가세...상승세 하나은행 판매잔고 1위 바짝, 우리은행도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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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공모펀드 판매 증가세...상승세 하나은행 판매잔고 1위 바짝, 우리은행도 약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6.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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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와 사모펀드 사태로 급감했던 은행권 공모펀드 판매가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대형 금융사고 이후 은행 펀드 판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이어지고 일부 은행이 수 개월 간 판매정지를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식시장 호조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형 펀드와 단기자금 위주로 시장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이다.

특히 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은 올해 들어 4개월 간 1조2500억 원 이상 잔고를 늘리면서 은행권 1위를 넘보고 있다. 우리은행(행장 조병규)도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잔고 증가액을 달성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은행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전년도 말 대비 8.3% 증가한 67조6869억 원을 기록했다. 종류별로는 △단기금융(+4조2136억 원) △채권형(+1조8252억 원)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다. 

개별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13조2672억 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1조2599억 원(10.5%) 증가하며 1위인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과의 격차도 4개월 만에 1조6593억 원에서 2470억 원으로 크게 좁혔다. 현재 추세로 보면 상반기 중 역전 가능성도 높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하락 기대감이 상승하며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되는 과정에서 단기채와 초단기채 중심의 상품 전략으로 대응하며 공모펀드 잔액이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말 기준 하나은행 공모펀드 중 채권형 펀드 잔고는 2조4178억 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1조575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기금융펀드 잔고는 4600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공모펀드 판매잔고 상당수가 채권형 펀드에서 나온 셈이다. 
 


다만 채권형 펀드 쏠림 현상을 경계하기 위해 올해 2분기부터는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공모주 펀드 상품을 중심으로 채권혼합형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공모펀드 시장 펀드 잔고 증가는 MMF의 영향력이 가장 컸지만 당행은 채권형 펀드가 MMF 증가를 앞서는 실적을 보였다"면서 "올해는 이러한 노력으로 MMF 증가분 대비 2배가 넘는 채권형 펀드 잔고 증가를 기록 중이다"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4월 말 기준 우리은행 공모펀드 잔고는 10조240억 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1조8283억 원(22.3%) 증가했는데 6대 은행 중에서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최고 수준이다. 

우리은행 역시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채권형 펀드 판매 호조가 전체 공모펀드 잔고 상승세를 이끌었다. 4월 말 기준 우리은행 공모펀드 중 채권형 펀드 잔고는 1조5385억 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5223억 원 늘었는데 단기금융펀드(+1조1178억 원)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자산관리명가' 도약을 위해 안정형·중립형·공격형 등 고객 투자성향과 상품별 위험등급을 연계한 자산배분전략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맞춰 고객별로 예금부터 채권·펀드·파생결합증권 등을 조합한 맞춤형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AI와 반도체 등 업황 호조에 기인한 주식형 펀드 판매량이 증가했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채권형 펀드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면서 "단기 대기자금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은행 외에도 농협은행(행장 이석용)과 기업은행(행장 김성태)도 공모펀드 판매잔고가 같은 기간 각각 8420억 원과 8601억 원 순증가하며 10% 이상 고성장했고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은 4473억 원 증가하며 소폭의 성장을 달성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13조6666억 원에서 13조5142억 원으로 1524억 원 순감소했다. 

유일하게 순감소한 KB국민은행의 경우 홍콩H지수 주가연계펀드(ELF) 판매액이 가장 많았는데 대규모 손실 사태로 판매가 중단되면서 신규 가입이 어렵다보니 공모펀드 판매잔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외에도 지난 1월 중순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 최초로 펀드판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는 4월 말 기준 공모펀드 판매잔고가 304억 원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펀드 운용성과와 위험통계지표 등을 검토해 공모펀드 6개를 우선 선보였는데 추후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권에서는 공모펀드 영역에서 훼손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은행권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절대적인 소비자 신뢰 재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고객 신뢰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안정성이 높은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과 선진국 성장주 섹터의 경우 투자심리가 상당히 회복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 신뢰 구축을 위해 낮은 변동성의 채권형 또는 채권혼합형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고 동시에 수익률 제고에 필요한 주식형 상품에 대해서는 장기 전망이 우수한 상품들을 꾸준히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상황에 동반해 순증한 것으로 증권사 ETF 대비 공모펀드 시장이 활성화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증권사 대비 비예금위원회, 투자성향분석 등 각종 규제사항이 많은 편이라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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