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지난 12일 퍼블리싱 신작 ‘로드나인(개발사 엔엑스쓰리게임즈)’을 정식 출시했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로드나인은 어떤 게임인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게임의 첫 인상은 평범했다. 3D 쿼터뷰 그래픽으로 꾸며진 로드나인은 전투 콘텐츠 면에선 ‘리니지 라이크’라 불리는 기존의 타게팅 MMORPG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인상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적절한 그래픽·사운드 이펙트로 타격감을 잘 살렸고, 배경·캐릭터·NPC·몬스터 등의 표현 등도 깔끔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캐릭터 육성을 시작하면서는 그간의 MMORPG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육성 요소 중 ▲마스터리 ▲무기특성 ▲어빌리티는 철저하게 유저 개인의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특화 시스템이다.
우선 마스터리는 캐릭터가 착용한 장비에 따른 추가 효과를 부여한다. 이중 무기는 캐릭터의 레벨과 같은 개념이다. 현재 착용한 무기의 마스터리 레벨에 따라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가 정해지며 총 9개의 무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방패, 활, 맨손(힐러)을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올렸다면 언제든 무기를 바꿔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무기 특성은 착용한 무기의 스킬 특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스킬마다 ‘스피어 보드’가 따로 존재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스킬 초기화엔 게임 내 재화인 ‘골드’가 들어가기 때문에 선택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어빌리티를 통해서는 게임 플레이 중 얻을 수 있는 ‘태그’를 조합해 캐릭터의 직업을 정할 수 있다. 총 3개 칸이 존재하며, 각 칸에는 액티브와 패시브 스킬을 각각 하나씩 넣어 총 3쌍의 태그로 자신의 캐릭터를 탱커, 힐러, 딜러와 같은 특정 역할군으로 ‘특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조합해낼 수 있는 직업만 60여 개에 달하며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히든직업’도 4가지가 존재한다.
이처럼 차별화된 육성 시스템은 게임에 대한 몰입과 재미를 배가시켰다. 연구가 진행되면 직업군 별로 가장 강력한 캐릭터를 만드는 효율적인 육성 방법이 나오겠지만, 최근 출시된 국산 게임 중 ‘롤플레잉(Role-Playing, 역할극)’이라는 장르의 본질을 육성 단계에서부터 보여준 게임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양한 육성 재화와 장비를 획득 가능한 ‘던전’과 ‘시련의 탑’, 월드 곳곳에 등장하는 필드보스와 월드보스 등은 기존 MMORPG의 흥행 문법을 충실히 따라가는 모양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 내겠다고 언급한 사업모델은 아쉬움을 남겼다. 탈것, 인형(호문) 등 타 게임에서 사업모델로 출시될 만한 콘텐츠들은 모두 게임 플레이만으로 충분히 획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확률형 뽑기 콘텐츠의 최고 등급 카드는 수백,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
주요 사업모델은 ‘아바타’ 뽑기인데, 영웅등급 획득 확률은 0.15%, 최고등급인 전설 획득 확률은 0.01%다. 아바타 11회 뽑기(3000다이아, 3만3000원)를 기준으로 각 등급의 기댓값을 계산해 보면 영웅 등급은 200만 원, 전설 등급은 3000만 원 가량이 필요하다. 영웅등급을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천장이 존재하지만 110회로 33만 원이 필요하며 1회만 획득 가능하다.
이후 최고 등급인 신화 등급을 획득하려면 60프로로 성공하는 ‘합성’을 4회 연속 성공해야 한다. 만약 운이 좋아 한 번에 4회 연속 성공한다고 해도 확률상 영웅→전설 등급은 800만 원, 전설→신화 등급은 1억2000만 원이 든다.
확률을 60%(1.6회)로 놓고 계산할 경우 영웅→전설 등급은 1543만 원, 전설→신화 등급은 2억3148만1481원이 필요하다. 신화 등급은 PvP 전용과 PvE 전용이 각각 존재하기 때문에 모두 획득하려면 고급 수입차 한 대 가격도 우습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대목이다.
직접 플레이해본 로드나인은 그동안 출시되온 천편일률적인 MMORPG들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뤄낸 게임이었다. 유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점은 큰 매력 포인트임이 분명하다. 느긋하게 즐길만한 개성넘치는 MMORPG를 찾는다면 로드나인을 꼭 한 번 플레이해보기를 추천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