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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금융지주 실적 가른 '보험사'...하나금융·우리금융, M&A 뛰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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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금융지주 실적 가른 '보험사'...하나금융·우리금융, M&A 뛰어들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7.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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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5대 금융지주 경영 성적표가 모두 공개된 가운데 '보험 계열사' 실적이 금융지주 순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회장 양종희)는 보험사 제외 실적에서는 3위였지만 KB손해보험(대표 구본욱)과 KB라이프(대표 이환주)가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내며 '금융지주 1위'를 되찾았다. 반면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는 우리은행(행장 조병규)의 선전에도 전체 지주사 실적은 4위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 역시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하나생명(대표 남궁원)과 하나손해보험(대표 배성완)이 부진하면서 은행 실적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 보험 빼면 3위 KB금융, 손보-라이프 활약으로 1위 탈환

올해 상반기 금융지주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KB금융의 1위 탈환이다. 올해 1분기 KB국민은행이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를 약 6600억 원 적립하며 대규모 일회성 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 곧바로 회복하면서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그 중에서도 보험 계열사인 KB손보와 KB라이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KB금융 두 보험 계열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7743억 원으로 ▲KB증권(3761억 원) ▲KB국민카드(2557억 원)와 함께 비은행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KB금융을 제외하면 신한금융(3069억 원)과 농협금융(2844억 원)이 보험 계열사에서 순이익이 발생했고 하나금융은 -64억 원으로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보험부문 실적이 아예 없다. 

그 결과 보험 계열사를 제외한 순이익에서 KB금융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은 3위에 머물렀지만 보험 부문에서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만들어내며 금융지주 1위로 올라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 역시 1위를 내줬지만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한라이프(대표 이영종)가 3000억 원대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비은행 실적에 기여했다. 다만 신한EZ손해보험(대표 강병관)의 적자폭이 확대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나금융은 중소형 보험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계속된 부진이 뼈아프다. 하나생명과 하나손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89억 원 흑자, 156억 원 적자로 보험부문 합산 순이익이 6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보험사가 부진한 사이 하나증권이 올 들어 실적 개선에 성공하고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성공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하며 힘을 보탰지만 보험 부문의 부진으로 전체 지주 실적은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도 80.5%로 60~70% 수준인 KB금융과 신한금융보다 의존도가 높았다. 

카드와 캐피탈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비은행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도 마찬가지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4.1% 증가한 1조7554억 원으로 금융지주 중에서 실적 개선폭이 가장 컸지만 우리은행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전체 지주 실적은 여전히 4위에 머물렀다. 

◆ 보험사 M&A 의지 밝힌 하나금융·우리금융 적극적으로 나서나?

보험 부문이 부진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 전후로 보험사 인수합병(M&A)과 제휴, 기존 보험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 등 다양한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6일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대상으로 각각 2000억 원, 1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모두 지분 100%를 가진 하나금융지주가 부담한다.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하나생명은 지난 2018년 500억 원 증자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신종자본증권 발행 포함 총 3300억 원의 실탄을 쏟았고 하나손보 역시 지난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 인수 이후 지금까지 3760억 원을 지주사로부터 수혈 받았다. 
 


하나금융 측은 두 회사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자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증대 등 자본확충을 통한 자회사의 영업 경쟁력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하나금융 측이 보험 계열사의 자체 경쟁력 제고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총자산 기준 10위권 밖에 있는 소형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보의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것보다 중·대형 보험사 인수가 현실적인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방안으로 보고 있다. 

점유율 기준 카드업계 중·하위권인 하나카드(대표 이호성)가 '트래블로그'로 시장을 주도하는 케이스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위권 보험사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보험업 특성상 두 보험 계열사가 자체 경쟁력 강화만으로 지주의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하나금융 측도 보험사 M&A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양재혁 하나금융 그룹전략총괄(CSO) 상무는 지난 26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타 금융그룹에 비해 자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비은행 부문이 약한 것은 맞다"면서 "(계열사) 각자 스스로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M&A나 투자제휴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 역시 현재 M&A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인 생보사 인수에 대해 '오버페이' 가능성을 일축하며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서는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 달 우리투자증권이 재출범하면서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게 되지만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작아 단시간 내에 지주사 수익 포트폴리오에 큰 기여를 하긴 어렵다. 현재 손보업권에 마땅한 M&A 매물이 없다는 점도 생보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건의 경우 자본비율 하락 폭이 제한적이면서 인수에 따른 그룹 이익 개선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에서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면 인수 성공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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