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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장들 임기 연말 종료...실적은 좋은데 '금융 사고'가 연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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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장들 임기 연말 종료...실적은 좋은데 '금융 사고'가 연임 변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7.3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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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발 가계대출 규제와 연체율 상승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은 올해도 수 백억 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고 '홍콩 ELS 사태' 관련 제재 절차가 하반기 개시될 예정이어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시중은행장 5명의 임기는 모두 올해 12월 말 종료된다. 이 중 이재근 행장은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왼쪽 상단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왼쪽 하단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왼쪽 상단부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왼쪽 하단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 막힌 가계대출 기업대출로 뚫고...충당금 전입액 줄면서 이익 늘어

올해 상반기 5대 시중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조2505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2조535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하나은행이 1조7509억 원, 우리은행이 1조6735억 원으로 나란히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다만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순이익이 줄었는데 하나은행은 ELS 손실보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채권·외환 환산손실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으로 19% 줄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5대 은행 모두 사실상 플러스 성장을 한 셈이다.
 


은행들은 올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기 시작하면서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우려됐지만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기업대출을 강화하는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면서 이자이익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 

순이익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원화대출금 잔액이 18조6262억 원 증가했는데 그 중 기업대출 증가분이 15조8895억 원으로 80% 이상이다. 특히 기업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기업 대출(8조2149억 원)이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4조3798억 원을 기록했다.

리테일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KB국민은행도 상반기 원화대출금 증가분 9조9000억 원 중에서 기업대출이 4조9000억 원으로 절반 가량이었다. KB국민은행 역시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5조1328억 원으로 은행 수익 방어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대출 및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이슈도 올해 은행권에서는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가 적었던 점도 은행들의 실적 개선의 요인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4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했고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같은 기간 67.5% 줄어든 1507억 원에 그쳤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전입액이 58%, 16.6% 감소했다.

◆ 은행장 임기 중 횡령사고·홍콩 ELS 사태 발생... KB국민·우리·농협은행 글쎄?

5대 시중은행장 모두 재임기간 중 경영실적은 최고 수준을 달성했지만 비재무적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산재해 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경우 재임기간 중 발생한 과다대출사고와 미공개 정보 이용 부당이득 취득 사고 그리고 홍콩 ELS 사태에 대한 부담이 있다. 다만 홍콩 ELS 문제는 고객 상당수가 자율배상에 합의한 점에서 CEO 제재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조 행장 재임 기간이었던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경남 김해지역 영업점에 근무한 직원이 서류를 위조해 대출을 일으켜 177억7000만 원을 횡령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조 행장은 책임을 물어 내부통제 업무를 책임지는 준법감시인을 교체하고 해당 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 소관 영업본부장과 내부통제지점장까지 후선배치하는 강력한 인사조치를 꺼내는 등 후속조치를 단행했지만 금융당국도 필요시 본점 차원의 책임까지 묻겠다는 강력한 입장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역시 재임 기간 중 여러 건의 업무상 배임사고가 적발되면서 부담스러운 점은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110억 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사고, 5월에는 64억 원 규모의 공문서 위주 및 업무상 배임사고가 자체 적발됐다. 이 중 일부는 이 행장 재임 기간에 발생한 사고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재임기간 내 홍콩 ELS 사태 외에 마이너스 요인은 없었지만 시기적으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와 맞물린다는 점이 변수다. 현재 이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지주 사내이사를 겸직 중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재임 기간 대형 금융사고가 없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 순이익 1위를 유지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무난한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이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을 위해 각 은행들은 은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9월부터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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