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유지했고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은 전년 대비 23% 줄어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수익이 감소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증권사 상반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은 6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었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로 범위를 좁히면 20.2% 증가한 4850억 원이다.
전체 증권사 수수료 수익에서 WM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8.8%에서 올해 상반기 9.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WM부문이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11%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7.4%로 하락했다.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올해 상반기 9.6%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전체 수수료 수익의 20~30%를 차지하는 브로커리지(주식매매)나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에 비해서 그 비중은 아직 상대적으로 낮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301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4.7% 증가한 433억 원,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31.8% 증가한 434억 원, 신탁보수 수수료 수익은 14.9% 증가한 434억 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상품판매 잔고는 193조7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1조6000억 원(6.4%) 증가했다. 최근에는 VIP 브랜드 '세이지클럽'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살롱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고액자산가 고객 관리에 힘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수익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산 배분전략과 차별화된 연금포트폴리오 서비스 등이 WM 수익 1위에 기여했다"며 "하반기에도 자산관리, 연금 등 플랫폼 비즈니스 중심으로 확장하며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39.7% 증가한 728억 원으로 2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한 단계 순위가 상승했다.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이 349억 원으로 33.0% 증가한 가운데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227억 원으로 97.3% 늘었다. 신탁보수 수수료 수익 역시 152억 원으로 5.9% 증가했다.
이는 자산 1억 원 이상 고객이 6개월 만에 1만7000명 증가하는 등 고액자산가 고객 증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액자산가 고객이 늘면서 6월 말 리테일 고객 자산 규모도 24조4000억 원 증가한 319조7000억 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 패밀리오피스 전담 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 센터’를 개설하는 등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에도 고액자산가를 중심 영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WM부문 실적 증대에 힘쓰겠다는 것이 삼성증권 측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2.2% 증가한 673억 원으로 경쟁사 대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10.2% 증가한 106억 원, 신탁보수 수수료 수익도 6.1% 증가한 181억 원이었다. 반면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1.5% 줄어든 386억 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채권, 발행어음 판매 호조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전년 말보다 9조2800억 원 증가한 62조6300억 원에 달했다. 다만 채권 관련 수익은 판매수수료가 아닌 운용수익으로 집계되면서 상대적으로 WM부문 수수료 수익이 덜 집계됐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는 물론 고액자산가 사이에서도 채권 투자가 활발하나 관련 수익이 판매수수료가 아닌 운용수익으로 분류돼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상황 속에서도 손익차등형 펀드를 중심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WM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22.7% 감소한 65억 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줄었다. 펀드 취급 수수료 수익은 27억 원으로 4.7% 증가했으나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22억 원으로 35.5% 감소했고 신탁보수 수수료 수익도 17억 원으로 33.5% 줄었다.
이는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키움증권 특성상 고액자산가 대상 비즈니스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금융투자상품 판매 및 자산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시장 상황의 변화로 투자자금이 주식 매매 등의 직접투자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3.2%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증시 상승,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WM 등의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AI)으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고객 성향에 따라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