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KB자산운용이 순자산에서 4조 원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1.6배 규모를 자랑했으나 최근 양사간 격차가 1조 원대 초반으로 좁혀졌다.
KB자산운용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선전했으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해외 자산을 4조 원 넘게 늘리면서 턱밑까지 추격을 펼쳤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27일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규모는 12조2343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25.8% 증가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1조110억 원으로 86.1%나 늘었다.
이에 따라 양사 간의 순자산 격차는 2023년 말 3조8044억 원에서 올해 8월 1조2233억 원으로 2조5811억 원이나 줄었다. 지난해말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이 KB자산운용의 60%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90%를 넘기며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두 운용사 간의 점유율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8.0%에서 올해 8월 7.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9%에서 7.0%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양사 간의 점유율 격차는 3.1%에서 0.8%로 2.3%포인트 좁혀졌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국내 ETF 시장에서 우위를 잃지 않고 있다. 27일 기준 KB자산운용의 국내 ETF 순자산규모는 전년 말 대비 14.6% 증가한 9조8853억 원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2.7% 증가한 3조4759억 원이었다.
특히 KB자산운용의 국내 채권형 ETF 순자산규모는 전년 말보다 21% 증가한 5조3269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채권형 ETF 상품인 'RISE 머니마켓액티브'가 출시 1년 3개월 만에 순자산 2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ETF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해외 ETF 순자산규모는 전년 말보다 116.4% 증가한 7조5351억 원에 달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113.7% 증가한 2조3490억 원이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가 순자산 1조5000억 원을 돌파한 가운데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가 국내 상장 반도체 ETF 중 연초 이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반도체, 빅테크, 장기채권 등 특화된 테마 상품이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의 설명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7월 'KBSTAR'에서 'RISE'로 ETF 브랜드를 교체하고 배우 임시완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진행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종목에 투자하는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일본 7개 대형주에 투자하는 'RISE 일본섹터TOP4Plus' 등을 출시하는 등 해외 ETF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연금계좌에서 자신 있게 'RISE'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연금계좌에 적합한 ETF 상품을 최대한 개발하고 출시해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7월 회사 최초로 국내 파킹형 ETF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를 선보이는 한편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ETF 2종의 분배금 지급 방식을 월배당으로 변경하며 배당형 ETF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유튜브, 숏폼 콘텐츠를 통한 ETF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투자자를 대상으로 무료 웹세미나를 진행하는 한편 숏폼 양식을 통한 상품 소개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최근 2년여간 중장기 성장테마를 발굴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한 결과, 신규 상품에 대한 개인투자자 순매수세가 지속 유입되며 ETF 순자산규모가 증가했다"며 "향후에도 투자자들이 ETF를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