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엔 재계 6위인 롯데그룹과 총자산 격차가 10조 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22년 47조 원에서 2023년에는 17조 원으로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방산·해양 부문 급성장에다 굵직한 인수합병(M&A)이 더해지면 격차는 더 급속히 좁혀지게 된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 대표 계열사인 한화솔루션(대표 남정운·홍정권·김동관)은 올 들어 총자산이 5조 원 가까이 늘었다. 한화오션(대표 김희철)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손재일·김동관)도 총 3조8000억 원가량 외형이 커졌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공격적인 차입에 나서며 외형을 키웠다. 올 들어 차입금이 3조4000억 원 늘었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로 보인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자본총계보다 부채총계 증가율이 높다. 한화오션은 자본총계가 16조3699억 원으로 0.8% 늘었지만 부채총계(12조1862억)는 2.5%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자본총계는 4조2257억 원으로 10% 감소했고, 부채총계는 16조6898억 원으로 12% 증가했다.
(주)한화(대표 김동관·김승모·양기원)와 한화시스템(대표 손재일)도 총자산이 각각 5000억 원 이상 늘었다. 대기업집단 순위 집계에 반영되는 공정자산을 기준으로 한화생명보험(대표 여승주)이 2조 원가량 외형이 줄었지만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9월 말 기준 약 8조 원의 총자산이 늘었다.
계열사들의 재무상황이 반영된 (주)한화 연결기준을 살펴봐도 올 들어 6월 말까지 7조9653억 원이 늘었다. 주요 제조부문 상장사들의 외형 확대가 그룹 총자산 증가를 견인한 것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이 2조 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의 총자산 격차는 17조3660억 원이다. 올해는 6조 원 가까이 격차가 좁혀진 셈이다.

한화그룹은 향후에도 해양, 방산 부문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외형 확대가 기대된다. 또 9월 말 이후 이뤄졌거나 추진 중인 M&A를 고려하면 향후 재계 순위 산정에 반영되는 총자산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를 위해 현재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설비기업 다이나맥 홀딩스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 인수 금액은 한화 약 8300억 원에 이른다.
또 한화오션은 해외 거점을 확보하고 방산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M&A를 물색 중이다. 지난 9월 가격 협상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된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에 한화는 9400억 원을 배팅한 바 있다.
지난 8월 인사에서 한화그룹은 1964년생이 대거 물러나고 1965년생 이후 인사들이 자리를 메우는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업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또 조직에 긴장감을 부여해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업군별 전문화를 추진해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