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한 외관만큼 존재감이 확실하다. 답답한 도로 환경에서 날쌘 움직임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난 7일 토요타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시승 차량은 지난해 출시한 신형으로 모델은 상위 트림인 XSE다. 가격은 4990만 원이다.
기자는 지난달에도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며 높은 만족감을 얻은 기억이 있다.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에 일본차다운 높은 연비, 승차감이 모두 합격점이었다. 더 비싼 모델인 PHEV는 어떤 매력일지 궁금했다.
외관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프리우스 특유의 콤팩트한 느낌, U자형 데이라이트와 심플하게 세팅한 헤드라이트 모두 날렵함이 느껴진다. 전장이 4600mm, 전폭 1780mm인데 기존 프리우스보다 길고 넓어졌다. 반대로 전고는 1430mm로 60mm나 깎아 마치 보급형 스포츠카의 느낌도 난다. 차가 정말 예쁘다는 인상을 주는데 주차할 때 부담이 없어 어디서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운전하면서 느낀 건데 전고가 낮아지면서 확실히 키가 큰 성인은 불편할 수 있다. 최대한 낮게 세팅해도 고개를 숙이면 머리가 천장에 닿는 느낌이 살짝 든다.
실내는 예전의 장인정신을 고집하던 프리우스가 아닌 현대와 타협한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대시보드 위로 튀어나온 7인치 계기판은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만 담겨 작다는 느낌이 덜하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도 터치식으로 조작이 간편하다. 대신 스티어링 휠에 주행 관련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대거 배열해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생각보다 2열이 넓은 느낌도 드는데 시트가 생각보다 푹신하다. 헤드레스트, 암레스트도 큰 편이다.
프리우스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한 2.0L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PHEV 전용 변속기와 PCU(파워컨트롤유닛)를 적용해 총출력 223ps와 동시에 19.4km/L의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 전비는 5.6km/kWh다.
이 차는 배터리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EV모드를 사용한다. 충전량에 따라 자동으로 하이브리드로 전환되며, 인위적 조절도 가능하다. 50km 정도는 EV모드로도 거뜬히 다녀올 수 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거의 차단해 엔진음이 낮게 잘 들리는 편이긴 하다. 그렇다고 귀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프리우스의 매력이 더 강하게 어필되기 때문에 엔진음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100km가 넘는 고속 주행을 하지 않아도 간단한 페달 조작으로 시원한 주행이 가능하다. 움직임이 민첩해 운전자가 원하는 범위까지 빠르게 반응한다.
특히 코너링에서의 안정감이나 노면 상황과 상관없이 충격에 대응하는 모습은 이 차가 작아도 결코 성능까지 작은 차량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XSE 트림에는 디지털 리어뷰 미러까지 있어 2열에 짐이 있어도 후방 시야를 완벽하게 확보한다.
이번 시승은 서울 시내 위주로 돌아다니느라 대부분 EV모드로 주행했는데 전비가 6km/kWh 이상으로 지속 유지됐다. 외관과 연비, 주행 성능과 가격 면에서 기본 이상을 하는 차량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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