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에서 설치형 가전제품 판매 시 ‘추가설치비용’ 표기가 의무화된 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보 기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거래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2023년 1월 설치형 가전제품은 추가설치비용을 고시하도록 하는 상품 정보제공 고시가 개정됐으나 여전히 비용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 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영상가전(TV류), 계절가전(에어컨·온풍기) 등은 온라인 판매 시 12개의 상품 정보를 필수로 기재해야 한다.
필수 기재 사항은 △품명 및 모델명 △KC 인증정보 △정격전압, 소비전력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동일모델의 출시년월 △제조자, 수입품의 경우 수입자 △제조국 △크기, 형태 △화면사양 △추가설치비용 △품질보증기준 △A/S 책임자와 전화번호다.
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쿠팡, G마켓·옥션, SSG닷컴, 11번가, 롯데온 등 6개 온라인몰에 ‘세탁 건조기'를 검색해 상단에 뜨는 각각 2개의 상품을 조사했다. 온라인몰이 제조사와 협업해 무료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설치’(쿠팡), ‘슈팅설치’(11번가) 등 상품은 제외했다.
대부분 온라인몰들이 기존 11개의 필수 기재 사항이 제대로 안내돼 있는 반면, 추가설치비용에 대한 고지는 미흡했다.
조사 대상 12개 판매상품 중 41.6%(5개 상품)만이 추가 설치 비용에 대해 고지했다. 33.3%(4개 상품)는 안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나머지 25%(3개 상품)는 설치 환경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두루뭉술 안내하고 있었다.
6개 온라인몰 가운데 쿠팡은 기본 설치비에 대해 '해당없음'이라는 안내를 통해 설치 비용이 없음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었다.
반면 나머지 온라인몰은 페이지 하단의 ‘상품정보 제공고시’에 ‘상세페이지 참고’로 안내하고 있으나 정작 상세페이지에는 기본설치비에 대한 정보가 누락된 경우가 대다수였다.
일부 온라인몰은 기본적인 추가 설치비용은 무료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하단에는 ‘환경에 따라 설치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고 안내, 혼란스러웠다.
반면 일부 판매자는 '추가 설치비'에 대해 상세히 안내했다. 건조기의 경우 무게나 재설치 여부에 따라 비용을 상세히 고지하는 식이다.
오픈마켓에서 상품정보 제공고시는 판매자가 직접 기재해야 한다. 오픈마켓은 판매자들이 관련 사항들을 제대로 기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에 그친다.
다만 당초 전자상거래 상품 정보제공 고시를 개정한 의도와 달리 필수 고지 사항에 대한 정보가 미흡해 온라인몰이 일반 판매자를 관리하는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몰들은 TV 등 가전제품의 추가 설치비용에 대해 '상세페이지 참고'라고 안내해도 상세페이지에 실제 금액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초기 설치 비용이 무료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제품은 구매 시 상품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기사님 방문 설치' 등을 선택하면 상품 금액이 달라지므로 설치 비용에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마켓·옥션·11번가 측은 "판매자에게 설치 가전의 상품 등록 시 '추가설치비용'을 필수로 고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관련 상품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안내가 미비한 상품은 발견 즉시 제재한다"고 설명했다.
쿠팡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 제공에 관한 고시’ 개정 후 입점 판매자들에게 추가설치비용에 대헤 필수 고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