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오는 23일 경기 성남시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 사업계획서 심사를 진행한다.
회의를 통해 용인 산단 공사 낙찰자 선정을 위한 최종 사업계획서 심사위원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공사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일원 국가산단 가운데 송전천 서측 약 345만㎡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토공과 관로, 배수지, 옹벽, 교량 등 산업단지 기반시설을 구축하며 추정사업비는 1조859억 원이다. 시공사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우건설은 지분 48%를 들고 남광토건(40%), 중흥토건(7%), 삼호(5%)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경쟁자인 현대건설은 지분 50%로 KCC건설(20%), 한국종합기술(8%), 태평양이앤씨(7%), 대상건설·유호산업개발·지에이이앤씨(각 5%)와 손을 잡았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첫 입찰에서도 양사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지만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PQ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당시 LH는 최근 10년간 동일 종류 공사 실적 평가에서 1조3814억 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PQ에서 탈락했고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남았다. 이후 재공고에서도 같은 기준이 유지되자 대우건설은 입찰 대신 평가 기준 완화를 요청했고 현대건설만 참여하면서 다시 유찰됐다.
LH는 이후 실적 기준을 완화하고 사업 규모를 조정해 올해 입찰을 다시 추진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지난달 PQ를 모두 통과하면서 약 1년 만에 본격적인 수주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가 입주할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핵심 기반공사다. LH는 오는 10월 부지 조성공사 착공을 목표로 사업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계획서 평가를 앞두고 심사위원 구성 절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LH는 입찰서 제출 마감일인 지난 17일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등 외부 기관에 기술자문위원회 토목 분야 위원 명단 제공을 요청했다. LH가 인천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건설기술진흥업무규정' 제23조 1항을 준용해 외부 기술자문위원을 일시 위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원 명단 회신기한은 21일 낮 12시로, 사업계획서 심사는 이틀 뒤인 23일 오후 2시 진행된다. 심사위원 선정은 심사 당일 오전 6시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LH는 국토교통부와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활용 가능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인천시와 경기도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국가철도공단, 한국도로공사 등으로 후보군 확보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기존 LH 기술자문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심사를 앞두고 외부 기관의 위원까지 후보군에 포함하는 배경과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에 임박해서 공고문과 상이한 내용을 진행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H가 지난 3월 구성한 제18기 기술자문위원회에는 토목 분야 기술심사평가위원 260명이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낙찰자 선정 직전 심사위원 인력풀을 갑작스레 대거 늘리면 입찰자들이 심사위원의 공정성에 대해 검증할 시간이 없어 경쟁사와 가까운 관계의 심사위원을 제척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입찰사들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비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엔지니어링 종합심사낙찰제 심사위원을 CMR 사업계획서 심사 후보군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의문을 제기한다. 건설엔지니어링 종심제는 주로 설계·감리업체 선정 과정에 활용되는 반면 CMR은 사업관리계획과 시공계획 등을 평가하는 만큼 심사 분야와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LH 자체 기술자문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전문분야가 다른 외부 위원까지 포함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LH는 지난 2019년부터 20여 차례 CMR 사업자 선정 심의를 진행했지만 외부 기관의 심사위원 풀을 활용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H는 심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 구성 방식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