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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된다더니 7개월째 발 묶여”…자동차 부품 기약 없는 대기에 소비자만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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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된다더니 7개월째 발 묶여”…자동차 부품 기약 없는 대기에 소비자만 피눈물
입고 예정일 번복 잇따라…AS센터도 일정 몰라
  • 임규도 기자 lkddo17@csnews.co.kr
  • 승인 2026.09.1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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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품 없어 한 달 넘게 수리 못받아...수급 일정도 '깜깜'=울산 남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2월 구매한 폴스타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4’가 올 7월 사고로 파손돼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 센터 직원은 교체가 필요한 '허브 베어링'이 현재 국내에 한 개만 남아 부품을 확보할 경우 8월7일까지 수리를 마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다음 날 재고가 없어 부품이 입고되는 8월26일 이후에야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믿고 기다렸지만 지난달 24일 부품 입고 예정일이 오는 11일로 다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가 폴스타코리아에 직접 부품 재고와 입고 일정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볼보자동차코리아에 위탁 운영하고 있어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씨는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인데 국내 부품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수리가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다”며 “부품 재고 및 수급 일정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업체 때문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고장난 오토바이 서비스센터 맡겼더니...부품 없어 7개월 간 발 묶여=경기도 광주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2월 혼다 포르자 750의 도난방지 잠금장치가 해제되지 않아 핸들을 움직이거나 시동을 걸 수 없는 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직원은 ‘전자식 스티어링 록 어셈블리’를 교체해야 하지만 국내에 부품이 없어 당장 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 씨가 수차례 수리 일정을 문의했지만 직원은 그때마다 '다음 달에는 부품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답했다. 오토바이를 입고한 지 약 7개월 만인 지난 8일에야 부품이 입고돼 수리를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박 씨는 “다음 달이면 된다는 말만 믿고 기다리다 7개월이 지났다”며 “서비스센터조차 정확한 부품 수급 일정을 모른다면 소비자는 언제까지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해야 하느냐”고 분개했다.

# 1년도 안 된 신차, 고장난 에어컨 부품 없어 한여름 3주간 발동동=경남 김해시에 사는 주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제네시스 GV70 차량을 구매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11일 에어컨 고장 문제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직원은 '에어컨 터치 패널' 부품을 교체해야 하지만 제조사 파업 등 영향으로 수급이 어려워 정확한 수리 시점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부품이 17일 입고될 예정이라고 안내했으나 이튿날 입고 일정이 다시 미뤄졌다고 통보했다. 결국 9월이 돼서야 부품이 수급돼 3주 만에 차량을 수리할 수 있었다. 주 씨는 “구매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차량의 에어컨이 고장 난 것도 황당한데 부품 입고 일정이 여러 차례 미뤄지면서 한여름에 3주 동안 에어컨 수리를 받지 못해 불편이 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동차 부품 수급난으로 수리가 수주에서 수개월씩 지연되는 가운데 서비스센터가 안내한 부품 입고일과 수리 완료 시점마저 번번이 연기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서비스센터가 처음 제시한 부품 입고·수리 일정을 믿고 기다리지만 정작 예정일이 다가오면 재고가 소진됐거나 공급 일정이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일부는 소비자가 수차례 문의한 뒤에야 일정 변경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 단순한 수리 지연을 넘어 불투명한 안내가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입고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앱이나 문자를 통해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품 수급 차질로 수리가 수개월간 지연되거나 안내받은 입고 예정일이 수차례 바뀌는 문제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연식이 오래된 차량뿐 아니라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한국GM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브랜드 역시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제는 서비스센터조차 부품이 언제 들어올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예정일이 지나도 지연 사유와 새로운 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듣지 못하면서 장기간의 수리 대기에 지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부품 수급 지연은 특정 부품에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리거나 부품업체의 생산에 차질이 생겨 보유 재고가 소진되면서 발생한다. 차종마다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국내에 모두 상시 보유하기 어렵다는 것도 수급이 장기화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차는 여기에 해외 조달 과정까지 더해진다. 국내에 재고가 없으면 해외 공장이나 물류 거점에서 부품을 들여와야 해 생산과 배정, 국제운송, 통관 과정에서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다른 지역에 있는 재고를 전환 배정하거나 부품사에 긴급 발주하는 방식으로 수급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재고가 없어 새로 생산해야 하는 부품은 제조사의 생산·출고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당초 안내한 입고일이 변경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물류센터와 서비스 거점의 재고를 확인해 다른 지역의 물량을 전환하거나 부품사에 긴급 발주하는 방식으로 수급을 앞당기고 있다”며 “다만 재고가 없어 새로 생산해야 하는 부품은 제조사의 생산·출고 일정에 따라 당초 안내한 입고일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문제는 부품 입고일과 수리 완료일이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사실상 소비자가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부품 교체가 필요한 차량은 조향이나 시동, 주행 등에 문제가 있어 수리를 마칠 때까지 운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할부금과 보험료 등 유지비는 계속 발생하며 대차를 지원받지 못하면 렌터카 이용료나 대중교통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결국 정확한 부품 입고일과 수리 완료 시점도 안내받지 못한 채 소비자가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과 그에 따른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는 구조다.

현행 법령에도 부품 수급 지연으로 수리가 장기화됐을 때 소비자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한 규정은 없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에 정비용 부품 공급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49조의3에 따르면 제작사는 동일한 형식의 자동차를 최종 판매한 날부터 8년 이상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다만 부품 요청 후 며칠 안에 조달해야 하는지, 입고가 지연되면 소비자에게 어떤 보상을 해야 하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자동차 정비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알리지 않은 채 약정한 수리일을 넘긴 경우 초과 기간에 대한 교통비 실비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차량수리의뢰계약서나 견적서 등에 기재된 날짜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수리 완료일이 명시되지 않으면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부품 수급 지연 사유와 차량 운행 가능 여부가 사안마다 달라 일률적인 보상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차량을 장기간 운행하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대차를 제공하고 지원이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의 보상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서비스센터가 부품 수급 일정조차 안내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완성차 업체의 효율 중심 부품 재고 운영을 지목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연식이 오래된 차량뿐 아니라 신차에서도 부품 수급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재고를 최소화하면서 갑작스러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해 서비스센터도 정확한 입고 일정을 안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량과 예상 정비 수요를 고려해 충분한 부품을 미리 확보했다면 예방할 수 있는 문제”라며 “부품 공급과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은 결국 완성차 업체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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