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례2. 경남 창원에 사는 최 모(여)씨는 6월 한 유명 아울렛에 입점한 브랜드 코치에서 운동화를 구매하려 했지만 매장에 재고가 없어 택배로 새상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받은 흰 운동화의 밑창은 발가락 부분을 제외하면 남이 신던 신발처럼 새까맸다. 최 씨는 “입점업체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분이 들어 매우 불쾌했다”며 “게다가 다른 브랜드와 달리 정품 인증서도 없어 진품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 사례3.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 모(남) 씨는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업체에서 유명 브랜드 허리띠를 샀다. 배송된 제품에는 보통 새상품에 부착되는 보호필름이 없었고 상품 페이지에 안내된 길이(118cm)가 아닌 90cm로 누군가에 의해 이미 잘려진 상태였다. 남이 쓰던 허리띠가 배송됐다고 판단한 그는 업체에 반품을 신청했지만 판매자는 오히려 김 씨가 중고 상품을 보냈다며 반품을 거부했다. 김 씨는 “업체에서 보낸 상품 그대로 반품한 것”이라며 업체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몰에서 새상품을 구매했지만 오염물이나 다른 소비자가 사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제품을 배송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며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반품된 상품이 별도 검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재판매되는 게 아니냐는 소비자 지적에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검수하는 만큼 누군가 사용한 뒤 반품한 제품을 완벽히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결국 기업의 평판이 훼손되는 사안인 만큼 업체에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9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온라인몰에서 새상품을 주문했지만 의류·생활가전·자동차용품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사용 흔적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포장을 개봉한 정도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수차례 사용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얼룩이나 때가 묻어 있는 등 흔적이 남은 제품을 새상품으로 받게 됐다는 원성이다. 특히 의류 주머니에서 이전 구매자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치간칫솔과 이쑤시개가 발견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롯데온 △SSG닷컴 등 업계 전반에서 반복되는 문제로 드문 사례가 아니다 보니 온라인몰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반품 뒤 해당 상품이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다시 판매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반품 상품 검수 절차가 있지만 검수자 실수까지 완전히 막긴 어려워 이같은 사례를 원천봉쇄하기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검수하는 만큼 휴먼 에러를 완전히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검수 담당자가 순간적으로 착각해 반품 상품을 둬야 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놓으면 해당 상품이 다른 경로로 흘러가 판매되는 식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부 기업의 인식이 기업 스스로 리스크(위험)를 확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명아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는 단순히 어쩔 수 없다고 넘길 게 아니라 기업의 평판에 대한 문제”라며 “기업 스스로 경영 리스크로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실수가 아니라 기업이 남이 쓰던 제품을 팔려고 할 때는 정상 가격이 아닌 할인된 가격으로 팔아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들은 남이 쓰던 제품이 배송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가 아니라 쇼핑몰 운영사가 직접 매입한 상품이 소비자로부터 반품됐을 때는 이를 사내 별도 조직에서 검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몰들은 직매입 상품의 경우 반품 건에 대해 별도 검수 조직에서 상품 정보와 실제 들어온 제품이 같은지부터 확인하고 있다. 검수자 대상으로도 검수 과정과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교육한다는 설명이다.
자사 쇼핑몰에서 팔리는 제품을 직접 매입하지 않는 업체들의 경우 자사의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점 업체나 판매자에 한해 일반적인 검수 시스템보다 더 세밀한 검수 시스템을 유료로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쇼핑 측은 “네이버쇼핑의 물류 서비스(N배송 FBN)를 이용하는 판매자에게 의류 등 일부 상품은 반품상품의 품질과 라벨·포장 훼손 여부를 검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