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가 가품을 구매했다고 주장할 경우 제조사 공식 서비스센터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발행한 '가품 확인서'를 요구한다. 문제는 주요 제조사가 정책상 '정품 여부 확인서'나 '가품 판정서'를 발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결국 제조사 방침과 플랫폼 규정이 충돌하면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상황이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는 지난 6월 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한 글로벌 IT기업의 무선이어폰에서 노이즈가 발생하고 외관에서도 정품과 다른 점이 보여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서비스센터 기사는 제품 일련번호를 확인한 뒤 임의로 조합된 번호가 새겨진 가품이라고 진단했다.
이 씨는 이를 근거로 플랫폼 측에 반품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가품 판정서' 같은 객관적인 증빙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는 IT기업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서비스센터 기사는 "'올해 초부터 본사 지침에 따라 정품 여부를 알 수 있는 어떠한 형태의 서류도 발급해줄 수 없다'고 안내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품은 가품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입증할 문서가 없어 환불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결국 이 씨는 판매자에게 "상표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에야 연락을 받을 수 있었고 현재 반품을 협의 중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측은 "제조사 등 공신력 있는 곳에서 발급한 서류를 기준으로 가품 여부를 판단한다"며 "구매자가 서류를 제출하지 못할 때는 판매·구매 이력 등을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판별이 어려울 경우 외부 기관으로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산이 완료된 경우가 아니라면 강제 환불도 가능하고 가품으로 확인될 경우 판매자 제재도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무선이어폰 제조사인 글로벌 IT기업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 고객센터에서는 "수리 서비스센터는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에 해당 서류 발급이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공식 매장에 예약 방문해 수리 불가 사유 확인서를 발급 요청해 볼 수는 있다"면서도 "서류 발급 여부나 이와 관련된 회사 정책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곽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