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단순 센서 작동까지 AI로 둔갑…온라인몰, 소비자 낚는 'AI워싱' 판친다
상태바
단순 센서 작동까지 AI로 둔갑…온라인몰, 소비자 낚는 'AI워싱' 판친다
플랫폼 "자체 판별 어려워, 제조·판매사 실증 필요"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9.07 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워싱에 대한 정부 규제망이 촘촘해지고 있지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여부가 불분명한 상품까지 'AI'를 앞세워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상품명이나 상세 페이지에 'AI', '인공지능', 'AI 스마트'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실제 어떤 기능에 AI 기술이 적용됐는지 상세 페이지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가 일반적인 자동화 기능을 AI 기술로 오인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7일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살펴본 결과 △쿠팡 △11번가 △SSG닷컴 △29CM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상품명에 AI를 표기했지만 상세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AI 딥러닝이나 학습 알고리즘 등 관련 기술이 아닌 센서 기반 자동화 기능을 AI 기술인 것처럼 소개한 제품이 적지 않다.

일부 상품은 AI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우면서도 어떤 데이터를 학습·분석하는지, 기존 센서 기반 자동제어 기능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상세 페이지에 아예 명시하지 않기도 했다.
 

▲11번가에 입점 판매 중인 'A업체 스마트 AI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AI 기술을 핵심 기능으로 소개했지만 업체 문의 결과 센서에 따라 반응·작동하는 상품이었다. 사진=11번가 갈무리 
▲11번가에 입점 판매 중인 'A업체 스마트 AI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AI 기술을 핵심 기능으로 소개했지만 업체 문의 결과 센서에 따라 반응·작동하는 상품이었다. 사진=11번가 갈무리 

11번가에 입점해 판매 중인 'A업체 스마트 AI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상세 페이지에서 △무게·온도·습도에 따른 'AI 자동 인식' △음식물 맞춤형 'AI 스마트 건조' △'AI 파워 분쇄' 등 세 가지 AI 기술을 핵심 기능으로 소개하고 있다.

업체 측에 문의한 결과 실제로는 센서가 감지한 값에 따라 기기가 작동하는 자동화 기능이 적용된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업체 고객센터 상담원은 "센서에 따라 반응하는 상품으로 AI 딥러닝이나 알고리즘 사고방식으로 작동하는 상품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문제 되는 상품이 적발될 경우 판매자에게 소명과 수정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29CM에 입점 판매됐던 'B업체 AI습도조절 가습기' 역시 업체 문의 결과 AI 기술이 아닌 센서 기반 자동제어 상품이었다. 사진=29CM 갈무리 
▲29CM에 입점 판매됐던 'B업체 AI습도조절 가습기' 역시 업체 문의 결과 AI 기술이 아닌 센서 기반 자동제어 상품이었다. 사진=29CM 갈무리 

29CM에 입점해 판매됐던 'B업체 AI 습도조절 가습기' 역시 상품명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습도를 조절하는 제품처럼 소개됐지만 상세 페이지에서는 사물 인터넷(IoT) 기반 습도 센서 기능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B업체 고객센터에 실제 AI 기술 적용 여부를 문의한 결과 해당 상품 역시 AI 딥러닝이나 학습 알고리즘이 아닌 센서 기반 자동화 기능을 적용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명에는 'AI습도조절'이라는 표현을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센서가 주변 습도를 감지한 뒤 설정된 방식에 따라 작동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다만 해당 상품은 현재 29CM에서는 품절된 상태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들은 사실과 다른 표시·광고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확인 시 파트너사에 수정을 요청하거나 필요에 따라 판매 중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AI 등 신기술 관련 표시·광고 역시 관계 법령과 향후 마련될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소비자가 상품 정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운영 기준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SG닷컴 'C업체 AI 온열 진동 벨트 안마기'와 쿠팡 'D업체 AI 코딩 로봇 장난감'은 모두 AI를 상품명에 적었지만 상세 페이지에는 AI 기술 관련 설명이 아예 없었다. 상세 페이지에 따르면 각각 온열·진동 모드가 있는 안마기와 적외선 센서 구동 방식 장난감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부터 AI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AI가 사용됐다고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홍보하는 이른바 'AI 워싱'을 차단하기 위한 '표시·광고 실증에 관한 운영 고시' 개정안 시행에 돌입했다.

개정안은 AI 기능을 내세운 제품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단순 센서 작동이나 사전에 설정된 알고리즘, 자동화 기능 등을 AI 기술인 것처럼 포장해 판매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도 변경된 세부 기준을 반영해 AI 관련 상품의 모니터링 기준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몰 특성상 제조사와 판매자, 제휴사 등으로부터 방대한 상품 정보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만큼 'AI' 등 특정 키워드만으로 관련 상품을 모두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개별 상품에 적용된 기술이 실제 AI 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제품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이나 기술 구조를 AI워싱 여부를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차원에서의 모니터링만으로 판별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온라인몰에는 제조사·판매자와 제휴사로부터 방대한 상품 정보가 실시간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키워드만으로 모든 상품을 모니터링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개별 상품의 기술 적용 방식과 성능 근거는 제조사가 보유한 자료까지 확인해야 하는 만큼 제조사나 판매사의 사전 실증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