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식음료 민원 47.5%가 이물·변질 문제에 집중됐다. 민원 두 건 중 한 건에 가까운 비중이지만 민원평가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제품 불량과 서비스, 과대광고·포장 등 민원 점유율은 일제히 지난해 상반기 조사보다 높아졌다.
2026년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식음료 민원을 분석한 결과 '이물·변질'은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민원 점유율이 10.3%포인트 하락했지만 전체 민원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며 식품 민원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다. '제품 불량' 민원은 지난해 상반기 16.8%에서 올해 22.8%로 6%포인트 올랐다. 서비스 관련 민원도 3%포인트 상승한 19.8%다.

조사 대상인 CJ제일제당·동원F&B·대상·롯데웰푸드·오뚜기·삼립·농심·롯데칠성음료·오리온·하이트진로·풀무원식품·서울우유·사조대림·매일유업·동서식품·코카콜라음료·OB맥주·빙그레·삼양식품·남양유업·해태제과·크라운제과 등 22개사 모두 이물과 변질 관련 고민을 안고 있다.
즉석밥과 간편식, 라면, 과자, 빵, 케이크, 아이스크, 주류 등 식품 유형을 가리지 않고 이물 문제가 발생했다. 참치뼈, 닭털처럼 원재료에서 비롯된 이물부터 체모, 비닐, 나뭇조각, 플라스틱, 고무, 벌레, 금속 등 유입 경로를 추정하기 어려운 이물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올해는 폭염 여파로 변질 민원도 속출했다. 제품을 개봉하자마자 즉석밥이나 음료에서 곰팡이를 발견한 경우는 있지만 상당수는 제품을 한 입 이상 먹은 뒤에야 맛이나 냄새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후 복통이나 설사 등 장염 증세를 호소하며 보상을 요구해도 식품업체가 제품 섭취와 증상 간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면서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물·변질 원인을 둘러싼 소비자와 제조사 간 입장 차이는 팽팽하다.
소비자들은 제조 과정에서 이물이 혼입됐거나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제조사들은 출고 이후 유통·소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자저울, 엑스레이, 금속탐지기 등 다양한 불량 검출 장치를 통해 제조공장 밖으로 불량 상품이 출고될 수 없다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게다가 개봉 이후에는 발생 시점과 원인을 명확히 가리기 어려운 특성상 양측 주장이 맞서며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반복됐다.
제품 불량 관련 민원은 22.8%로 6%포인트 상승했다. 포장 불량과 용량 문제가 대표적이다.
포장 불량은 제품군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라면은 스프 봉지가 터져 내용물이 쏟아진 사례가 빈번했고 음료 팩 제품은 내부 은박 포장이 뜯기지 않아 내용물을 정상적으로 따를 수 없었다는 사례도 있었다.

음료·주류에서는 같은 제품인데도 내용물 양이 서로 다르다는 소비자 지적이 잇따랐다. 병음료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병 입구가 깨지거나 유리 조각에 손을 베이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밖에 캔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거나 생수 페트병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이 발견되는 등 제품 안전성을 우려하게 하는 사례도 제기됐다. 치킨 매장 등에서 주문한 음료나 맥주의 탄산이 다 빠져 맛이 이상하다는 민원도 이어졌다.
서비스 관련 민원은 19.8%로 3%포인트 올랐다. 유통·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민원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가정배달 우유는 계약 해지 과정에서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받거나 약속한 배달 시간과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민원이 집중됐다. 식음료 업체들이 공식몰과 직영 온라인스토어를 확대하면서 주문한 제품의 배송이 늦어지거나 포장이 훼손된 채 도착하는 등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의 불편도 잇따랐다.
이밖에 ▶과대광고·포장 및 표기오류 민원이 7.9% ▶환불·교환 민원이 2%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